‘구글’ 같은 검색사이트에서 ‘바다’, ‘일러스트’와 같은 키워드로 이미지를 검색해 보면 셀 수 없이 많은 바다에 관련된 그림들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그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그림 하나를 모니터 화면에 띄워놓고 그림을 그린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그렇게 따라 그린 그림은 내 그림이 맞을까? 아니면 남의 그림을 보고 따라 그렸으니 그것은 내 그림이 아닌 걸까? 우리는 이런 경우에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결론적으로 보면 보고 그린 그림도 ‘내 그림’이 맞다. 단,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조건에서다.
초보자들에게 ‘따라 그리기’는 정말 단시간에 효과적으로 그림 실력을 늘게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역사 속의 유명 화가들도 처음에는 존경하는 선배 화가나 동료, 또는 그 시대에 이름을 알린 대중적인 화가들의 작품을 모사하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스타일을 찾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따라 그리기의 장점은 셀 수 없이 많다. 그중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좋은 그림을 볼 줄 아는 ‘시선’이 만들어진다는 것과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가늠할 수 있는 테스트 과정이 된다는 점이다. 따라 그릴 그림을 찾다 보면 자신이 그리고 싶은 그림은 자석처럼 끌린다. ‘아, 나도 저런 그림 그려보고 싶다’와 같은 직관적인 감각이 그 그림을 선택하게끔 만드는 것이다.
수만 개의 그림 중에 스스로 선택한 그림을 초보자들은 어떻게든 똑같이 그려보고 싶어 이리저리 관찰하고 연구하게 되는데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점점 보는 눈이 높아져 어느 순간 내가 어떤 그림을 자주 선택하고 그려왔는지 그 통계의 결과를 마주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당신이 좋아하는 ‘취향’이자 앞으로 당신이 즐기며 그릴 ‘스타일’이다.
나만의 취향과 스타일이 구체적으로 인식되는 순간 ‘따라 그리기’는 더 이상 ‘모사’의 수준이 아닌 더 좋은 그림을 그릴 연습용 자료를 찾는 과정이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당당히 따라 그려보자.
따라 그려본 사람은 안다.
따라 그린다고 모두 다 잘 그릴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