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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no Jan 02. 2019

혼자 있고 싶은데 외로운 건 싫어

마흔의 인간관계

이 책을 서점에서 들춰보고 있는데 옆에 있던 일곱살 꼬마아가씨가 말한다

“혼자 있고 싶은데 외로운 건 싫다구? 그럼 친구랑 만나서 놀면 되잖아”

역시 아이의 시선이 맞다 싶어서 웃었다.


그랬었다.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관계를 주도하는 외향적인 성향의 사람이 승자인 듯 혼자있는 건 외톨이나 떠는 궁상이라고 한 때는 모임을 주도라고 많은 인맥을 가진 것이 능력의 하나라 여겼다. 적어도 몇해 전까지는...


이제는 이 책의 제목이 딱 나의 요즘 상황을 다 말해준다. 의미없는 인간관계에 에너지를 소모하느니 나 어쩐지 조용히 혼자 있고 싶다. 그러나 쓸쓸히 외롭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깊이 있는 소수만을 곁에 두게 된다. 밥이나 한번 먹자는 영혼없는 제안을 하지 않고, 말도 더욱 아끼게 되고, 진심이 없으면 함부로 말을 꺼내고 싶지도 행동에 움직이고 싶지도 않다.


예의라는 허울에 감춰진 소모적인 인간관계에 얽히고 싶지도 않다. 모든 연락에 응답해야할 필요도 없다는 것도 절절히 깨닫는다. 나는 콜센터가 아니다. 특히 선배, 상사 또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아무 때나 아무 것이라도 해내라는 식의 폭력적이기까지 한 관계에서는 더욱 더.


그러고 보니 인간관계가 더욱 담백해졌다.

많다고 좋은 것만이 아니더라

나는 종종 같이 또 혼자 있지만

외롭기도 때로는 벅차기도 하지만

이런 생각을 갖게 된 마흔에게 이제서야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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