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에 유튜브에 '종이비행기 접는 법'을 검색해 본 사람은 다들 미취학 자녀를 키우고 있는 부모님일 확률이 높다. 나는 내가 종이비행기를 접을 줄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어린이집에서 종이비행기를 자주 접어 오곤 했는데 예쁜 색종이로 접고 싶어 하는 정안이 "엄마, 비행기 접어줘."라고 했을 때, 그때야 나는 내가 비행기를 접을 줄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장 할 수 있는 해결책은 바로 네이버에 색종이로 종이비행기 접는 법을 검색하는 것이었다.
처음 보는 비행기 모양도 있었고, 익숙한 비행기 모양도 있었다. 정사각형 색종이로는 우리가 아는 익숙한 종이비행기를 만들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직사각형(A4사이즈)으로 우리가 아는 그 비행기를 접을 수 있는 것이다. 라테는 본 적도 없는 모양의 종이비행기였다. 우리 엄마가 안 접어준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물론 접어 주면 그것은 곧 쓰레기가 된다. 단면 색종이는 분리수거가 되지만 양면 색종이는 사실 굉장히 애매하다. 혹시나 종이비행기를 나중에 찾을까 봐 모아두기도 해보았는데 딱히 찾는 일은 없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내가 반(半)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내가 반은 미술선생님 돼야 미취학 아동과 할 수 있는 놀이가 많아지게 된다. 만 4세가 되면서 이제 진짜 전문가가 있는 학원으로 보내야 하나 하는 생각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많이 하게 된다. 나는 어린이집에서 4시에 돌아오는 정안이 엄마와 같이 지내는 시간이 좀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 그 이후에 학원에 가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어린이집 하원 시간에 짧게 만나는 엄마들이 학원 이야기를 하면 나도 보내야 하는 생각이 들고, 그것은 고민으로 이어진다.
내가 정안과 하원 후에 하는 일은 많지 않다. 같이 산책을 하고, 놀이터에서 놀기도 하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목욕을 하고, 밥을 먹고, 게임을 하는 것이 다이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다른 일을 하고 있더라도 나는 이것을 좋아한다. 하는 일들이 별 거 없더라도 우리가 '함께 있다.'라는 그 느낌만으로도 나는 꽤 많은 힘을 얻는 편이다. 안정이 된다고 해야 하나. 그저 한 공간에 있는 것,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어쩌면 그건 사랑의 또 다른 형태인지도 모른다. 남편이 퇴근을 하고 돌아 온은 저녁 시간이 중요한 이유 또한 이런 것과 이어진다.
이제는 종이비행기보다는 핸드폰 게임을 좋아하는 52개월이다. 어린이집에서는 하나의 놀이로 비행기를 접고 날리겠지만 집에 와서는 그보다 더 재밌는 게임을 할 수 있으니 사실 비행기 접기는 아주 찰나의 관심이 되어버렸다. 네이버에 검색을 하지 않아도 종이비행기를 접을 수 있게 되었는데 점점 찾는 횟수는 줄어들었다. 그러다 언젠가는 접어달라는 부탁을 하지 않게 되겠지만 그래도 나는 종이비행기를 잘 접는 엄마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