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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해 Jun 10. 2022

자식

바람처럼

너는 나에게 바람이었다

내 몸에 허락도 없이 들락거렸다


네가 너의 길을 알아

떠나고

나는 횅하니 비어져 가면

흔드는 몸짓들

잡히지 않던 네가 다시 찾아와 맴돌았다


한 때는

너를 내 안에 두고서

닫아 놓은 마음에 틈새를 내고

햇빛을 받고 달빛도 받았지

그 밝은 빛이 오는 하늘의 색이

한 가지가 아니라는 것이 너무 좋았다


나 혼자 가두어 놓은 슬픔

수만 상처가 일어나고

남겨진 침묵이 힘이 세지면

행여나 하는 마음

밖으로 나가 동네를 헤매다 돌아온다


곁에 두고 싶은 게 너라서 문만 열어도

바람은 놀고

허공에 그리는 바람의 무늬는

멀리서 눈으로 그려야 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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