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그려내는 세상을 보았어요
웅덩이마다 저마다의 지도를 가지고 있어서
길 찾기를 하고 있어요
어디쯤 서 있어도 낯설지 않아요
고인 자리에 말을 섞어요
이 말들이에요 잘 있나요 잘 있어요
그곳도 파인 자리라 깊숙이 스며드네요
비가 내려요
투명한 그림자 위에
빗방울이 파문을 만들어요
지켜 지기를 바랐던 것들요
우산으로 가렸어요 모르는 사람처럼요
지켜준다는 것은 땅을 적시는 일이었어요
잃어가는 것을 찾는 일이잖아요
오늘은 있고 내일은 아닌 것처럼
찾아와 무수히 별빛 되어 무심히 흘러가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