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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해 Jun 28. 2022

떠나보내야 하는 것

겨울 즈음

겨울을 떠나보낸 적이 없어서 그저

옷 하나 더 입고 벗는 것으로 지내기만 했을 때도

겨울을 견디는 나무의 앳된 눈망울들이 거기에 있었다


그리움은 숨어 있다가 언제든 나타나고

어처구니없게도 치받기만 하는 해묵은 것들은 꽃으로 피어나고

다시 그 자리가 온통 초록으로 물들었다


제 멋대로 끌고 다니는 마음 끝자락 파동,

누군가 겨울이 갈 거라고 말해 줄 때 같이 떠나 보냈어야 했다

그래야 맞는다

그리운 것은 겨울 속의 앳된 눈망울들을 감싸 안는 삭정이 몇 개면 족했다


너를 잊으려는 것은 아니다

네가 먼저 놓은 자리에, 달려가는 마음이 문득 허상 속에 떠다니는

네가

떠나지  못하고 서성일까 봐, 


가  떠난 자리로

맨 처음 그리로

들여 놓고싶은 것은 고운 햇살 한 줌이면  족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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