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타임 아침 수영을 갔다.
책을 읽다가 문득 아침 수영이 하고 싶어져서 부랴부랴 집을 나서서 8시 55분쯤 센터에 도착!
8시 50분부터 티켓팅이 되는데, 줄을 서 있는 동안 9시타임 아침 자유수영이 마감되었다고 직원이 소리친다.
하지만 줄을 서서 기다렸던 분들이 개의치 않고 티켓팅을 하길래 나 역시 티켓을 끊고 입장을 하려는데 제지를 당했다.
"30번까지 번호표를 나눠드리는데 못 받으신 분은 입장이 안되십니다. 결제 다시 취소해드릴께요."
이전에는 티켓팅 하기 전에 발권기계에 수영마감이라고 붙여둬서 그냥 돌아섰는데 오늘은 티켓도 다 끊었는데 안된다고 하니 화가 슬며시 올라오려는 걸 '그럴 수 있지.' 속으로 생각하며 데스크에 취소하러 갔다.
그런데 한 아주머니가 뭔가 급한 듯 내 순서가 되었을 때 새치기를 하더니 나와 똑같이 자유수영 결제한 걸 취소요청을 한다.
순간 '뭐지?' 싶다가 또 한 번 '이유가 있겠지, 그럴 수 있지. 아 요즘도 새치기를 하는 사람이 있구나.'하고 생각하고 말아버렸다.
잠자코 있으니 본인도 뜨끔했는지 슬쩍 눈을 마주치고는 미안하단다. 괜찮다고 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생각했다.
발권기계 프로그램에 티켓팅 인원수를 넣어서 그 인원만큼 티켓팅이 완료되면 자동으로 마감안내 메세지가 뜨도록 하면 될텐데...
첨단을 달리는 21세기에 이런 작은 업데이트가 안 되다니... 공공시설이라 그런가... 누구 하나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려는 사람이 없어서 그럴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이 이어지자 아~ 이건 오늘 내 일상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생각임을 퍼뜩 깨닫고 머리를 흔들어 지운다.
이럴 때면 항상 가지는 마음이 있다.
'지금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내 뜻대로 안 되는 건 타이밍이 아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힘이 멈추고 돌아가게 한 것이다.'
억지로 용을 쓴다고 원하는 일이 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는 것 같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싶어 3년 전 지원사업을 통해 프랜차이즈 본부를 설립해놓고 가맹점이 하나도 나가지 못한 것도 소스, 육수 등 OEM생산을 위해 제조사와 협의를 하는 동안 레시피만 뺐겼다.
그럼에도 실망하지 않고, 꼭 프랜차이즈 사업을 할 것이다, 그래야 외식전문인력양성아카데미도 만들고 장학회도 만들어 외식산업에 조금이나마 선한영향력을 펼칠 수 있다는 열망 하나만큼은 식지 않았다.
그렇게 3년을 허비한 것 같지만, 결국 올해 좋은 인연을 통해 OEM 제조사 컨택 후 양산까지 가능해졌지 않은가. 물론 좀 더 적극적으로 임했다면 시간은 줄일 수 있었겠지만, 과연 그렇게 줄인 시간이 얼마나 사업을 탄탄하게 성장시켜 나가는데 도움이 될지는 누구도 모르는 일이다.
오늘 화가 올라옴을 알아채고 그 마음을 잘 삭힌 나 스스로를 칭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