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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 Jun 27. 2022

알프스보다 인상적인 스위스 사람들

스위스


 스위스 여행에 있어서 웅장한 알프스 산맥과 동화 같은 마을들은 당연히 아름다웠지만 더 인상적인 것이 있었다.  

 

 취리히의 랜드마크인 그로스뮌스터 성당으로 갔다. 안으로 들어가니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하고 있었는데 프로 연주자들은 아니고 지역 아마추어 오케스트라가 연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유심히 보니 단원들 중에 머리가 희끗하신 노인 분들이 많았다. 저 연세에도 악기를 다루며 사람들과 활발히 어울리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


 스위스는 철도가 잘 되어 있어서 도시 간 이동을 주로 기차로 하게 된다. 앞자리에는 중년의 여성과 젊은 남성 승객이 대화를 끊임없이 나누고 있었다. 당연히 일행인 줄 알았건만 각자 다른 역에서 내리며 쿨하게 헤어지는 걸 보니 일행이 아니었던 것 같다. 처음 보는 사람과 무슨 할 얘기가 그리 많은지 열심히 대화하는 것 신기했다. 하지만 더 신선했던 건 굳이 같은 또래끼리 어울리지 않아도 즐겁게 대화가 이어진다는 점이다. 남녀노소 상관없이 그냥 옆에 앉은 사람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흔하게 목격할 수 있었다. 그만큼 세대 상관없이 통하는 주제도 있고 편견이 없으며 권위도 내세우지 않는 것 같다.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니 팔다리에 깁스를 하거나 목발을 짚거나 휠체어를 타는 사람들이 꽤 눈에 띄었다. 이 나라는 왜 이렇게 다치고 아픈 사람들이 많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다. 다치고 아픈 사람들이 유난히 이 나라에 많을 이유가 있겠는가. 몸이 불편한 사람들도 돌아다니는데 문제가 없을 정도로 대중교통 등의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는 것이다. 장애인들도 사회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비장애인들과 자연스럽게 잘 어우러진다는 것이다.


 소소한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스위스 사람들의 다양성과 여유는 유명한 관광지들보다 더 기억에 남았다. 다양한 개인들이 어우러져 만드는 모습이 프스보다 더 아름다운 스위스의 모습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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