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여유

지속 가능한 심사역을 위한 자양분

by 심사역A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겠다. 정신차려 보니 벌써 2분기도 한 달이 성큼.

액셀러레이터 심사역에게 시간은 늘 희귀한 자원이다.


새로운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와중에, 담당하는 16개의 포트폴리오는 불쑥불쑥 크고 작은 이슈가 생기고, 어딘가에선 누군가의 사업계획서가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다.

하루에도 수십 개씩 날아오는 문자와 알림은 "빨리빨리"를 외치며 등을 떠밀고, 밀려드는 저녁 약속은 어느새 켜켜이 쌓여 나만의 시간을 앗아간다.

업이 주는 몰입감과 도파민에 취해 하루를 보내다 보면, 문득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 나는 지금 어떤 상태인지 가늠이 어려워질 때가 있다.

내가 일로만 정의되는 사람은 아닐진대, 나에게서 일을 빼면, 무엇이 남을까.


그럴수록,
마음의 여유는 선택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겠구나, 라는 생각을 한다.

휘몰아치는 태풍 속에서 고요의 눈을 찾는 방법은, 잠시 한 발짝 떨어져 쉬어가는 것.

조급한 마음으로는 상황에 대한 판단도, 사람에 대한 감도도 흐릿해지기에, 가끔은 일부러라도 멈춰 가려고 한다. 올해 가장 신경쓰고자 하는 부분.


평일의 점심에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산책을 하고, 결이 맞는 사람들과 고민을 나누고,

주말에 심리상담을 받고, 보컬 레슨을 받는 일.
그 시간을 단순한 낭비가 아닌 ‘충전’, 그리고 나 자신을 들여다보며 여유를 만들어가는 여정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심사역, 특히 초기 기업을 만나는 이 일의 본질은 결국 사람을 보고, 미래를 가늠하고, 가능성에 투자하는 일.

그 모든 감각은 결국 마음의 여유에서 비롯되고, 그렇게 만들어 낸 나만의 여유는, 이 사랑하는 업을 오래 하기 위한 자양분이 되어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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