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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경 Jan 21. 2018

이성민 <철학하는 날들>

이성민의 신간 <철학하는 날들>을 읽었다. 이 책의 부제는 '작고 소소한 것들에 건네는 물음'이다. 나는 이 부제가 거슬린다. 왜냐면 이 책이 다루는 주제들이 결코 작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양보해도 내 삶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물음들'을 다루고 있다. 만약 이 책의 주제가 작게 느껴진다면 감히 이렇게 말하고 싶다. "당신은 자신의 진짜 삶을 외면하거나 간과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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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나를 가장 크게 흔든것은 아름다움의 접근이다. 그는 "아름답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시 보고 싶다는 것을 말한다"고 하는데 여기서 그가 본 아름다움은 단순히 감각적인 예술만이 아니라, 말과 행위를 포괄한 삶의 전반을 아우른다. 말과 행위가 아름다우면 사람들과의 관계가 즐거워지며 더불어 일과 삶도 즐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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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이 책은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한 많은 것들을 재발견하도록 도와준다. 마을, 노년, 아이, 자율 등 모두 삶에서 자주 부딪치는 난제들이다. 저자는 이미 철학과 미학, 심리학과 인류학 등을 공부하면서 느낀 통찰을 독자들과 나눈다. 그는 가르치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이 문제를 외면하지 않도록 부드럽게 이끌뿐이다. "친구야 여기봐봐, 이런게 있어!"라는 느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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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난 일년간 저자와 세미나를 함께했다. 거의 매주. 그렇기에 그의 문장들 하나하나가 얼마나 많은 독서과 고민, 대화의 노력 끝이 나온 것인지 어느정도 알고 있다. 때문에 짧은 분량에 엄청난 통찰이 담겼다. 보통 책에 이런말을 잘 쓰진 않는데...엑기스라고 해야 하나, 가성비가 높다고 해야 할까. 정말 강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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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하는날들 #이성민 #올해의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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