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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경 Sep 19. 2018

디자인은 미술사의 일부다

디자인은 미술사의 일부다. 그래서 나의 디자인 이론 강의에는 반드시 미술사가 포함된다. 내가 미술사를 공부하는 이유는, 디자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어떤 개념을 이해하려면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데, 디자인을 이해하려면 디자인사만으로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마치 나 자신을 이해하려고 주구장창 거울만 보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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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을 이해하려면 먼저 20세기 현대미술을 이해해야 한다. 회화와 조각이 사라지는 그 현장을. 이 현장을 이해하려면 19세기 인상파를 알아야 한다. 인상파는 현대미술의 초석이니까. 인상파를 알려면 사실주의와 낭만주의를 이해해야 한다. 이들은 고전미술의 반동자들인데 그 반동을 이해하려면 르네상스 이후 고전미술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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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미술을 알려면 고딕을 알아야 하고, 고딕을 알려면 로마네스크를 알아야 한다. 로마네스크는 로마양식의 오마주다. 나아가 기독교 양식의 정점이다. 기독교 양식을 알려면 비잔틴 미술을, 로마양식을 알려면 헬레니즘양식을 알아야 한다. 비잔틴과 헬레니즘은 모두 그리스 양식에서 비롯되었기에 그리스 미술을 알아야 하다. 그리스 미술은 에게해의 해양문명과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의 농경문명, 도리아의 초원문명의 융합이다. 모두 알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인상파는 원시동굴이 발견되면서 급진전하기에 수렵시대의 구석기 원시예술도 알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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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소급을 거듭하면서 미술을 공부하면 좋은데, 문제는 미술을 이해하려면 역사에 대해 어느정도 식견이 있어야 하고, 고전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아무튼 디자인에서 미술사가 중요하기에 나는 앞으로 미술사를 공부해 가르쳐야 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만든 나의 이론들을 조합해 미술사를 보는 안경을 만들고 있다. 나는 이 안경이 맘에 드는데, 학생들의 동의여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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