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티콘 하나로 상대방과 소통하기
티그리스 디자인팀은 올해 4분기부터 내부 브랜딩 강화를 위한 프로젝트를 하고 있습니다.
구성원들이 하나씩 주제를 맡아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성했는데요, 저번 <한눈에 보는 UI 용어 A to Z>에 이어 이번에는 티그리스의 기둥같은 캐릭터 ‘코리’의 리뉴얼에 대한 내용입니다.
‘코리’는 몇 년 전 완성되어 현재까지 티그리스 곳곳에 숨어 있었습니다. 티그리스를 사용하고 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404 페이지나 챗봇 아이콘, 티그리스 메신저의 이모티콘 등 여기저기서 얼굴을 비췄죠.
회사 이름인 ‘타이거컴퍼니’에 걸맞은 호랑이를 원형으로 한 모습과 소통을 의미하는 말풍선 모양 두건 등, 코리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었지만 오래전에 만들었기 때문에 행동이나 표정이 다양하지 않은 점이 아쉬웠습니다. 또, 메신저에서 쓸 수 있는 이모티콘들이 많아지면서 보강의 필요성을 더욱 느끼게 되었습니다.
텍스트보다 이모티콘으로 전할 때 말에 뉘앙스가 담겨서 좀 더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더라구요. 이럴 때에 요긴하게 쓸 만한 이모티콘이 있었으면 좋을 것 같았어요.
그거 아시나요? 사실 코리는 Communication과 TIGRIS가 더해져 CORI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답니다!
새로운 코리가 태어난 곳은 디자인팀 피그마 <수다방>이었습니다. <수다방>은 이름에 걸맞게 업무 얘기 반 잡담 반을 나누는 공간인데요, 점심 시간에 맞춰 무심코 그렸던 코리가 꽤 좋은 반응을 얻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제가 그리고도 조금 귀엽다고 생각하긴 했어요. 히히)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기존의 코리와 다른 느낌의 새로운 코리를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기존의 코리가 어른스러운 느낌이었다면, 젊은 사용층을 겨냥한 코리를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코리 리뉴얼을 위해 가장 처음 고민해야 했던 건 컨셉이었습니다. 명확한 컨셉을 가지고 진행해야 이모티콘 팩 내의 개별 이모티콘들을 기획하면서도 방향을 잃지 않고 갈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코리 캐릭터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기존의 코리는 회사에 대입한다면 어쩐지 부장 이상의 직급을 가진 임원일 것 같았어요. 그래서인지 누군가는 엄지를 치켜든 코리를 보고 ‘킹 받는다’ 고 표현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새 코리는 그보다는 젊은 느낌으로, 그러나 기존 코리와 많이 다르지 않은 타겟층을 겨냥하려고 했습니다. 부장님 보다는 팀장님 느낌으로요.
코리를 팀장님으로 설정하고 나니, 팀원 캐릭터도 존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탄생하게 된 캐릭터가 ‘모리’입니다.
코리와 돌림자 ‘리’를 쓴 모리의 이름은 ‘모’ 두의 티그‘리’스를 뜻해요!
코리가 차분함과 진중함을 가진 캐릭터라면, 모리는 반대로 인턴~사원 급의 팀원으로 진취적이고 당찬 MZ 세대의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새로운 코리가 기존 코리의 말풍선 두건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에 모리에게도 비슷한 소품을 매치하고 싶었고, 그래서 나온 것이 스카프였습니다. 두건과 스카프의 ‘결’은 유지하되 컨셉에 차별성은 두자는 생각에서 비롯된 선택이었습니다.
이후 이모티콘 팩에 어떤 내용의 이모티콘을 담을지 기획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습니다. 처음 생각하며 그려 두었던 스케치에서 뒤늦게 수정한 것들도 있었고요.
기획하는 과정에서 개발팀에 부탁해 티그리스 메신저에서 많이 쓰는 이모티콘 순위를 받아 보기도 했고요, 동료들에게 어떤 이모티콘이 있으면 좋겠는지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제가 자주 쓰는, 또 자주 쓸 법한 이모티콘도 여럿 넣었어요. (TMI지만 전 ‘찌글찌글 눈물’ 코리와 ‘치얼스’ 모리, ‘밥’을 외치는 모리를 자주 쓸 것 같아요!)
이모티콘 중 걸어가는 코리는 ‘외근’을 주제로 잡고 그렸었는데요, 자세히 보시면 이상한 부분이 있습니다. (혹시 눈치채셨나요?)
바로 코리의 팔과 다리가 같이 움직인다는 것인데요, 처음엔 단순히 실수로 잘못 그린 것이었지만 완성하고 보니 어딘지 지쳐 보이는 표정이 뚝딱거리며 걷는 모습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했습니다.
‘짤방’을 패러디한 이모티콘도 있습니다. 아마 유명해서 MZ 세대에게는 익숙한 짤일 텐데요. 이누야샤의 가영이가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을 외치며 떠나는 짤, 그리고 드라마 슬픈 연가의 ‘소라게’ 짤을 패러디해서 넣었습니다. 이모티콘으로 조금이나마 웃음을 드렸다면 정말 다행입니다.
처음 기획에서는 움직이는 이모티콘 6종에 멈춰있는 아이콘 18종으로 잡았었는데요, 그리다 보니 욕심이 생겨 단순한 이모티콘도 레이어를 한두 개 더 추가해서 지글지글 움직이게 만들어 전 종 움직이는 이모티콘으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모티콘을 그릴 때 일러스트레이터로 깔끔하게 선을 그릴지, 아니면 직접 손그림으로 그려서 애니메이션을 넣을지 많이 고민하다가 친근함이 느껴지면 좋겠다는 생각에 손그림으로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완성하고 보니 손그림이 추구하는 방향을 표현하는 데에 효과적이었던 것 같아요.
코리모리 이모티콘과 함께 배포하면 좋을 것 같아 부적, 캘린더 그리고 배경화면 등 이미지를 만들어봤습니다. 조만간 티그리스 블로그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코리 리뉴얼 프로젝트 진행 중간에 워크샵을 다녀오게 됐는데요, 이 때도 워크샵 상품인 <연·반차 휴가 이용권>, <점심식사 이용권> 등에 코리 캐릭터를 그려 넣어 행복한 상품 획득의 순간에 함께했습니다.
또, 워크샵 테마인 <TIGER SPECTRUM>에 맞춰 구성원들이 각자의 개성에 맞게 그린 코리 캐릭터를 워크샵 굿즈 에코백에 프린팅 하기도 했습니다.
아직 제대로 공개하기 전이었지만 리뉴얼한 코리가 마스코트로서 활약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D
그림을 배운 적도 없고 이모티콘이나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본 것도 처음이라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요. 그럴 때마다 옆에서 응원해 준 팀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잘 마무리하게 되어 뿌듯하고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이제 이모티콘을 사용할 일만 남았네요.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시는 티그리스 사용자분이 계시다면 저희 코리 모리를 잘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D
제작. 티그리스 디자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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