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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나 Jul 18. 2024

다른 엄마들과 비교될 때

그래도 나는 분명 우리 아기에겐 최고의 엄마일거야


천둥아, 번개야 안녕! 오랜만이야!



너희들이 어린이집에 가고 시간이 더 많이 생길 줄 알았는데

어떤 부분에서는 엄마의 시간이 많이 생겼지만

또 다른 부분에서는 많이 바빠져서



그 바쁘다는 핑계로 편지를 몇 개월 동안 쓰질 못 했어.



우리 천둥이와 번개는 어린이집에 정말 잘 적응했지만

아직 면역 체계가 완전치 않아서

너무 많이, 자주 아팠단다.



심하게 아픈 날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날도 있었지만

작은 증상이 다른 증상을 유발해서

일주일에 병원을 2~3번을 다니곤 했었지.



그마저도 대기가 너무 많아서 아침 일찍부터

너희 둘을 유모차에 태우고 미친듯이 뛰어가면

그나마 한 시간 안 걸리고 진료를 볼 수 있었던 것 같아.



근데 이렇게 너희들이 고생하는 동안

엄마는 뭘 하고 있는 걸까...

스스로 의심이 많이 들긴 해.



나중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우리 천둥이 번개가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학교에 다녀왔을 때

반겨줄 엄마가 집에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지금 하고 있는 직장생활 말고 또다른 길을 찾기 위해

너희들이 어린이집에 가 있는 시간동안

열심히 그 길을 개척해보겠다 다짐했는데

결과적으로 지난 4개월 동안

눈에 띨 만한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서

엄마 스스로 정말 이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



그 와중에 다른 엄마들을 보면

아기들 밥도 정말 정성스레 챙겨주거나

교육에 진심이라 좋은 책도 많이 사주고

예쁜 옷도 입혀주고

최소 집 정리라도 잘 해주는 것 같은데



엄마 딴에는 많이 노력한다고 하는데

비교를 하면 참으로 우리 아기들에게 해주고 싶은게 많지만

부족하기만 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



엄마는 뭔가 해줘도 계속 부족한 느낌이지만

나중에 우리 천둥이 번개가 생각했을 때

가장 원하는 게 뭘까... 하는 생각도 해봤어.



근데 엄마가 어렸을 때를 생각해보면

다른 것 보다도

엄마 아빠가 나를 많이 사랑해주고

진심어린 관심을 가져주고

눈을 맞춰주고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지 않았나 싶어.



엄마는 엄마랑 떨어져 있었을 때

엄마의 사랑이 너무나 고팠거든.

나에게 어떤 맛있는 음식을 해주고

무언가 가르쳐 주고 예쁘게 입혀주고 집이 깨끗해도

엄마 자체가 부재한다는 사실에

매일매일 울곤 했던 것 같아.



그걸 돌이켜보면 너희들에게 지금 엄마가 해주고 있는 것들이

막상 우리 천둥 번개에게는 충분한 것일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면서

너무 스스로를 자책하지 말자는 결론에 이르더라구.



그리고 천둥이와 번개도 엄마가 그런 마음을 갖는 걸

절대 원치 않을 거라고 생각해.

왜냐하면 엄마도 우리 엄마 아빠가 해주신 것들에 대해

부족하다거나 아쉽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거든.



앞으로도 다른 엄마들과 비교하거나

엄마 스스로 위축되고 자책하게 될 때

오늘 쓴 글을 읽으며 다시 스스로를 다잡도록 할게.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너희들을 보고

정말 대견하다 생각드는 요즘.

가능한 자주 편지를 쓰도록 할게.





2024년 7월 18일 목요일

비가 많이 오는 어느 날

너희들을 많이 사랑하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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