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평범함과 흔함이 나를 사로잡는다.
토기의 매력.
나는 많은 유물 가운데 토기를 가장 좋아한다.
토기는 대부분의 시기와 주거 형태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된 일상적인 유물이다. 누구나 사용했고, 누구에게나 필요했던 것. 바로 그 평범함과 흔함이 나를 사로잡는다.
토기조각(片)은 시대와 주거방식, 계층과 위계를 넘어 (심지어는 국경도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유적에서 발견된다. 토기로 편년을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모든 사람들의 필요를 만족해야 했던―우리가 잘 모르는 언젠가의 일상을 가장 온전히 담고 있는 유물은, 토기가 아닐까.
이름도 남기지 못한, 수많은 이들의 일상과 손길이 닿아있는 유물. 그게 바로 토기의 매력이 아닐까.
특별할 것 없어 보이지만.
참 재미있는 건,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토기들도 자세 히 들여다보면 곡선의 형태나 기벽의 두께, 빚어낸 방 식이 모두 조금씩 다르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단마다, 시대마다 공유하는 어떤 고유한 아이덴티티 같은 것들이 나타난다는 사실이 참 감동스럽다. 어떤 필요에 의한 것인지, 선호도에 따른 것인지는 단번에 알기 어렵지만, 그런 토기들을 물끄러 미 바라다보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유물을 통해 사람을 이해하고, 어떤 삶을 읽어내 는 일. 때론 내 생각에 대한 확신이 줄어드는 그 순간마저도, 이 공부를 시작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