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회사에서 맥으로 일하기 - 기본 앱
국내 회사에 다니면서 소규모 스타트업이 아니라면 애플의 맥 제품들을 사용하면서 일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불편하고 불가능한 일일 수 있습니다. 일단 디자이너나 앱 개발자가 아니면 회사 내에서 제공을 잘 해주기 어렵죠.
하지만 저는 오히려 기획자에게 더 필요한 것이 맥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들이 앱등이라 부르든 말던 단순히 허세나 예뻐서가 아닌 철저히 생산성을 위해서이지만, 막상 광고회사에서는 맥으로 일하기가 일반 회사보다 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광고회사의 생활은 대부분 철저한 '을' 생활이기 때문이죠. 문서 대부분을 의뢰한 회사의 모든 분 소히 말하는 주님이 보셔야 하고, 폰트가 깨지거나 윈도우즈 PC에서 열리지 않는 맥 파일들이 통용될 일이 없죠. 심지어는 한글 파일명은 이메일로 보냈을 때 고질적인 자음 모음이 모두 분리되는 자소 분리 현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이 맥의 시스템의 문제라기보다는 수년간 OEM 세일즈 정책과 번들 정책으로 이루어진 MS의 독보적인 국내 점유율과 규격화되지 않은 한글 콘텐츠 등 때문에 이루어진 문제라 맥의 생산성을 포기하기 어려웠습니다.
맥에 입문한 것이 2009년이고 윈도우즈를 깔아서 사용하던 1년을 제외하고 8년째 맥으로 광고기획, 서비스 기획, 마케터 등으로 잘 일 해오고 있습니다. 모두들 자기가 쓰는 방식들이 있듯이 제가 일하는 방식들을 앱 위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윈도우즈 생활을 하다가 맥으로 오게 되면서 가장 행복했던 것은 더는 폴더링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윈도우즈를 쓸 때까지는 폴더링을 하여 파일을 정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었죠. 바탕화면과 내 문서는 항상 파일이 쌓여가고, 가끔 컴퓨터가 날아가면 데이터가 모조리 날아가고. 결국 일하는 파일들은 항상 D드라이브를 따로 만들어서 보관하곤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파일들을 폴더링한다는 자체가 윈도우즈다운 발상이긴 합니다. 맥 OS에서는 대부분의 파일이 알아서 제 위치에 가있고, 프로그램들은 굳이 수백 개의 파일명들을 보여주지 않고 실행 버튼만 남겨 놓습니다. 물론 보려면 볼 수도 있지만 볼 필요가 없죠.
맥에서 파일을 어디다 저장했는지 모를 때, 보통 Spotlight Search (우측 상단의 돋보기 아이콘이나 커맨드+스페이스)를 씁니다. 스팟라이트는 OS가 발전할수록 점점 더 다양한 파일들을 직접 검색할 수 있고 찾아냅니다. (Siera인지 Yosemity였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Mac OS로 업데이트되면서 한영 전환키와 스팟라이트의 단축키가 서로 바뀌었죠. 저 같은 경우에는 한영 전환이 예전의 방식이 아직도 좋아 커맨드+스페이스는 한글 전환으로 그대로 두고 스팟라이트를 컨트롤+스페이스로 세팅해서 사용합니다)
하지만 보다 나만의 방식과 내 취향에 맞추어 검색도 하고 확장된 기능을 사용하려면 알프레드는 필수 앱입니다. 맥을 제대로 사용하는 사람 중에 알프레드를 안 쓰는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려울 겁니다. 알프레드는 구글 검색, 구글 이미지 검색, 핀터레스트 검색, 네이버 검색 등 다양한 검색 쿼리를 세팅해놓고 단축키로 바로 결괏값을 불러옵니다.
알프레드는 워낙 블로그에 사용 리뷰가 많으니 구글링 해보심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들은 이제 어디서나 접할 수 있고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들은 부족한 내 SSD의 용량을 채워주기도 하고 어떨 때에는 언제 어디서나 어느 디바이스 건 파일을 열게 해주기도 하며 대용량 메일을 링크로 보낼 수 있게도 해주죠.
제가 사용하는 클라우드 드라이브는 3가지입니다. 아이클라우드와 드롭박스, 그리고 아주 가끔 사용하는 구글 드라이브입니다. 오늘은 아이클라우드를 기본으로 쓰고 드롭박스로 보조하는 제 사용 패턴을 알려드리죠.
아이클라우드는 맥 OS가 업데이트되면서 많이 변화했습니다. 데스크톱과 도큐먼트들을 자동으로 icloud에 저장하기도 하고 애플 기본 메일을 쓰다가 대용량 파일을 드래그 앤 드롭만 하면 자동으로 링크로 전달해 주기(메일 드롭)도 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역시 ‘알아서’ 저장해 준다는 점입니다. 데스크톱(윈도우즈의 바탕화면)에 아무리 파일을 올려놓아도 ‘아이클라우드에 저장’ 설정만 해놓으면 로컬에서 용량을 차지하지 않고 필요할 때만 다운로드하여서 사용해 줍니다.
장점은 ‘알아서’, 아이폰과 쓴다면 사진까지 더 금상첨화. 단점은 그놈의 속도와 한글 깨짐이 가끔 일어납니다. 게다가 로컬에서는 바로가기만 남겨놓고 서버에 파일들을 올려놓으니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으면 바탕화면에 있는 파일들조차 쓸 수가 없습니다. 물론 파일들을 자동으로 icloud에 업로드하고 로컬에서는 바로가기만 남겨놓는 기능을 끌 수도 있습니다.
아이클라우드의 단점을 커버하고자 사용한 것이 바로 드롭박스입니다. 드롭박스는 서버에도 클라우드 형태로 저장하지만 로컬에도 파일을 저장합니다. 그래서 맥에서 접속할 때에는 처음 설정 때를 제외하고는 따로 다운로드할 필요도 없습니다. 제 맥은 256 SSD를 갖고 있는데 128기가짜리 SD카드를 외장 드라이브처럼 항상 끼워놓고 드롭박스 저장 드라이브로 사용합니다. 아마 맥북 프로 신형으로 넘어가면 슬롯이 없으니 용량 자체를 늘려야겠죠 ㅠㅠ
게다가 드롭박스는 한글 깨짐 현상도 없습니다. 하지만 속도는 아이클라우드나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아이클라우드와 드롭박스 모두 ‘탐색기’와 같은 Finder에서 폴더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에버노트는 대표적인 웹노트 서비스입니다. 최근 에버노트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이 줄었습니다. 아마도 기본 노트 앱이 많은 발전을 해서 에버노트의 많은 부분을 대체했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에버노트는 팀원들과 공유해야 할 일이 있을 때 기본 노트 앱 보다 더 좋습니다. 아이디어나 회의록 등을 간단하게 노트해서 다른 팀원들의 에버노트 계정들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습니다. Public Link를 만들어서 다수에게 공개할 수도 있고요.
그리고 기본 스크랩 기능인 사파리로 웹 브라우징을 하다가 아이디어에 도움이 된다 싶으면 에버노트 클리핑 확장 프로그램으로 한 번에 클리핑 해놓기도 합니다. 클리핑 한 노트들을 에버노트 앱에 와서 원하는 대로 태그나 폴더링을 해놓았다가 검색해서 꺼내 쓰거나 시간이 날 때 천천히 읽어보고 삭제하곤 합니다.
제 노트북 구성은 애플 라이프(맥이나 애플 제품 사용 팁), 마케팅(마케팅 공부 자료), 마켓(시장이나 트렌드 자료), 아이디어(좋은 광고나 마케팅 사례들), 영감(스스로 삶의 영감을 불어넣을 문구나 영상 자료 등), 프로젝트 별 수많은 노트들과 구분하지 않고 아직 제대로 읽지 않은 기본 클리핑 폴더인 ‘템포포리’ 폴더로 구분하여 사용합니다.
아이디어나 기본 기획서의 내용을 적어놓고 프레젠테이션 모드로 간단하게 프로젝터에 쏴서 설명하기도 하고, pdf 등의 자료들을 업로드해놓고 나중에 검색하여 찾아보기도 합니다. 에버노트의 문서 검색 시 인식률이 가장 좋았던 것 같습니다. 모바일이던 웹이던 저장하고 싶은 자료나 나중에 읽어야 할 글들은 꼭 에버노트에 클리핑을 해 놓습니다. 요즘에는 Pocket 등의 나중에 읽을 자료들을 스크랩하는 것은 대부분 에버노트로 대체해 버린 것 같습니다.
아마 맥을 사용하면서 처음 유료 앱을 구매한 계기가 패럴럴즈가 첫 경험이었던 것 같네요. 맥에서 윈도우즈를 사용하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가상 윈도우즈 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부트캠프라는 내장 앱을 사용해서 아예 윈도우즈 OS도 설치하여 듀얼 부킹을 하는 거죠.
맥 생활을 제대로 하기 시작하면 윈도우즈를 사용해야 하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으나 아직도 은행거래, 쇼핑몰, 정부 사이트 등을 사용할 때는 윈도우즈를 쓸 수밖에 없습니다.
패럴럴즈는 가상의 창을 마련하여 윈도우즈를 그 안에 설치하면, 맥 앱처럼 윈도우즈를 사용할 수도 있고 바탕화면을 여러 개 둬서 그중에 하나를 윈도우즈 창으로 사용할 수도 있죠. 마치 두 개의 PC를 사용하는 것처럼요. 당연히 서로 복사하여 붙이기 등의 기본 기능은 공유가 되며, 파일에서 우클릭을 하면 윈도우즈에서나 맥에서나 어떤 시스템의 어떤 앱으로 해당 파일을 열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윈도우즈는 별매입니다.
대부분의 업무용 문서들은 파워포인트나 워드, 엑셀 파일 껍니다. 맥에도 키노트, 페이지, 넘버라는 대항마가 있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오피스 프로그램들이 훨씬 익숙합니다. 저도 파워포인트는 완벽하게 키노트로 대체해서 사용하고 있지만 워드나 엑셀은 페이지와 넘버로 교체하지 못했습니다. 페이지와 넘버는 왠지 그냥 불편합니다
오피스 프로그램들은 꾸준히 맥용 버전을 만들어왔지만 항상 엉망이었습니다. 심지어 맥용 오피스와 윈도우즈용 오피스에서 만든 파일들 간 호환성 문제도 있었죠. 모바일 시대로 변화한 지 10년이 다되어가는 지금은 맥용 오피스가 상당히 쓸만해졌습니다. 심지어 구독 모드를 선택하면 윈도우즈 PC 던 태블릿 PC 던 스마트폰이던 어디든지 사용할 수 있게 라이선스도 여러 개를 줍니다. One Drive라는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와도 결합하여 파일 저장도 자신의 웹스토리지에 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one drive까지 웹스토리지를 4개나 가지고 있네요.
단점이라면 반응속도입니다. 희한하게 같은 버전의 오피스 정품 프로그램도 맥 버전은 시스템 부하가 큽니다. 윈도우즈 버전에서는 버벅대지 않았던 파일이 맥 버전에서는 같은 파일이라 할지라도 버벅 댑니다. 어쩔 수 없이 많은 숫자들을 엑셀에서 작업할 때에는 패럴럴즈를 켜고 윈도우즈 버전의 엑셀로 작업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맥에서의 모든 한글 폰트는 대부분 산돌에서 만든 Apple SD Gothic Neo를 사용하는데 PC에서는 호환이 되지 않는 폰트입니다. 오피스의 기본 글씨체는 ‘맑은 고딕’이죠. 맥용 오피스에도 맑은 고딕이 기본적으로 들어갑니다. 그래서 대부분 오피스로 만드는 문서들은 ‘맑은 고딕’을 사용하여 작성합니다.
하지만 맥에서 완성된 문서를 PC에 가져갔을 때는 다시 파일들이 오징어로 보일 수 있습니다. 이는 폰트를 미려하게 처리하는 두 시스템 간의 차이이지 저 같은 앱등이의 애정도 차이는 아닙니다.
윈도우즈에서 동영상 플레이어는 지금까지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곰플레이어나 다음의 팟플레이어 등이 있는데요, 맥용 플레이어도 상당히 많습니다. 하지만 한국사람이 한글자막으로 다양한 영상을 보는 데에는 무비스트가 독보적입니다.
퀵타임이라는 시스템 기본 플레이어가 있지만 대부분의 동영상 파일들은 맥용 인코딩이나 공용 인코딩이 아닌 윈도우즈에서 돌아가는 인코딩을 사용하고 있죠. 그래서 퀵타임은 적절한 플레이어가 아닙니다. 이는 외국에서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마찬가지라고 하네요.
무비스트가 유료라 부담스럽긴 하지만 한국분이 만든 플레이어이고, 시스템 부하도 적고 자막 지원과 설정 등도 깔끔하게 돌아갑니다.
유료 플레이어가 싫으시면 VLC라는 무료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하지만 VLC에서 제대로 재생되지 않는 영상은 종종 있지만 무비스트에서 안 되는 영상은 제 기억에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카톡과 네이트온은 이젠 업무에서 반드시 필요한 프로그램이 되어버렸습니다. 외주처나 클라이언트, 다른 부서 사람들까지 이제 일을 메신저로 일하는 것이 당연해져 버린 시대가 되었습니다. 메시지로 일하지 않는 것은 매너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그게 매너가 아닌가 봅니다.
카카오톡은 이제 완벽하게 맥에서 잘 돌아갑니다. 워낙 많은 OS를 지원하다 보니 노하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맥 버전에서 지원이 되지 않는 기능은 적정 수준에서 '이 부분은 모바일에서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와 같은 링크도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네이트온은 아직 PC버전과 갭 차이가 큽니다. PC 기반으로 너무 오래 사용된 메신저이다 보니, 모바일 버전도 어딘가 좀 약하고 PC에 있는 많은 기능들이 빠져있습니다. 파일 전달도 PC 대용량 전송에 비해 턱없이 적은 용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업데이트 이전 버전은 정말 핵망 수준의 버그 투성이었습니다. 과연 기업에서 만든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지금 이 정도로 버그 없이 돌아가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두 앱 모두 PC버전과 다르게 맥 버전은 광고가 거의 없습니다. 이게 저에게는 좋기도 나쁘기도 합니다. 정작 모니터링해야 할 광고들을 못 보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팝 클립도 알프레드만큼이나 유명한 맥용 필수 유료 앱 중에 하나입니다. 알프레드처럼 한 번 사용하기 시작하면 없을 때 너무 불편하죠. 팝 클립은 텍스트를 드래그하거나 선택했을 때 자연스럽게 Pop! 하고 여러 기능이 뜨는 앱입니다. 다양하게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지만 저는 보통 이런 식으로 세팅하고 사용합니다.
1) Open Link : 업무상 문서나 웹사이트에 있는 url을 열어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url을 드래그했을 때 첫 번째 액션이 해당 링크를 사파리(기본 브라우저)에서 여는 액션입니다.
2) Open in Chrome : 가끔은 브라우저 체크를 위해 사파리가 아닌 크롬에서 열어봐야 할 때가 있습니다. 국내 브라우저 순위도 이제 단연 크롬이 1위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크롬에서 어떻게 나오는지 확인할 때 유용합니다.
3) Search : 해당 텍스트를 구글링(기본 검색엔진) 해 줍니다. 뭐든 가장 첫 번째로 구글에서 검색해 봅니다.
4) Never Search : 국내 1위 포털인 네이버를 빼놓을 수 없죠. 네이버는 주로 영어 단어를 검색할 때나 블로그 자료를 찾을 때 사용합니다.
5) Cut & Copy : 복사하기와 잘라내기는 기본이죠. 가장 많이 팝 클립에서 사용하게 됩니다.
6) Paste & Paste= : 붙여 넣기도 사용하지만 요즘 웬만한 앱에서는 스타일까지 복사하게 됩니다. 그래서 붙여놓을 공간에 맞게 기존 스타일을 무시하고 붙여 넣기 하려면 ‘Paste=‘을 사용하게 됩니다.
7) Translate : 해외 자료를 찾을 때 완벽하지 않지만 대략의 뜻이 궁금할 때 구글 번역을 종종 사용합니다. 문장을 드래그하면 자동으로 팝 클립에 번역 기능이 나오고 클릭하면 번역 결과가 나타납니다.
팝 클립의 세팅 방법도 역시 구글에 아주 많이 나와있으니 한 번 구글링해 보세요.
애플의 독보적인 기술력은 우리나라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들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독보적인 기술을 꼽자면 ‘타임머신’을 통한 백업 관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타임머신’은 애플의 기본 앱입니다. 애플에서 판매하고 있는 ‘타임캡슐(고속 와이파이 허브이자 무선 외장하드인 백업 디바이스)’과 함께 사용하게 되면 너무 좋겠지만 대부분 타임캡슐을 가진 분들은 흔치 않습니다. 아무리 무선공유기와 외장하드가 합쳐져 있다고는 하나 30~40만 원은 좀 과하긴 합니다.
하지만 ‘타임머신’의 혜택을 보고 나면 ‘타임머신’ 백업은 외장하드를 이용해서라도 항상 사용하게 됩니다.
타임머신을 시작하도록 특정 드라이브를 지정하고 나서 시작되는 첫 번째 백업은 오래 걸립니다. 거의 모든 컴퓨터 데이터를 그들만의 방식으로 압축하여 백업을 합니다. 물론 용량을 더 줄이기 위해 백업 제외 항목을 지정할 수도 있습니다. Dropbox 등의 클라우드 데이터는 백업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죠 하지만 신기하게 전체 파일 용량에 비해 백업 파일의 용량은 훨씬 더 적습니다.
두 번째 백업부터는 자동으로 첫 번째 백업 파일에 비해 달라진 점만 백업합니다. 그때 그때 수시로 역시나 ‘알아서’ 백업해 둡니다. 갑자기 복사와 붙여 넣기, 읽기 속도가 조금 느려졌다? 싶을 때에는 어김없이 우측 상단의 타임머신 아이콘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업무가 우선을 때는 백업 중단을 하면 이번 턴은 건너뛰게 됩니다.
실수로 어떤 파일을 변경했거나 지웠을 때 바로 타임머신의 매력에 빠져들게 됩니다. 타임머신 앱을 켜면 모든 화면이 시공간 안에 빨려들듯이 들어갑니다. 그리고 2개월 하고 3주 어디쯤을 찾아서 당시에 특정 폴더에 있던 파일을 현재 폴더로 당겨올 수도 있습니다. 지웠던 파일은 물론 문서 작업하다가 잘못 날린 몇 장의 슬라이드조차 변경 전의 파일로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전체 백업을 하는 것도 아닌데 참 신기합니다. 심지어 외장하드나 타임캡슐이 연결되지 않더라도 자신의 하드디스크나 SSD에 연결될 때까지 별도의 백업을 또 '알아서' 해놓기도 합니다.
애플의 모든 문서 파일은 알아서 타임머신처럼 시간대별로 백업과 복귀 지점을 남겨놓고 정전이나 심각한 오류가 있는 상황에서도 문서 내용이 날아가지 않기 때문에 더욱더 PC와 MS 오피스로 되돌아 가기가 참 어렵습니다. 거기에 타임머신까지 경험해보면 윈도우즈 PC로 일하는 시대로 돌아가기 더욱더 어려워집니다. 언제든 나의 과오(?)를 시간을 되돌려 잡아올 수 있는 이 기능을 어찌 포기하겠습니까?
현재 저는 타임캡슐은 없기 때문에 외장 하드 하나를 항상 꽂는 버릇을 들여서 사무실에서 매일 백업을 하고 있습니다. 가끔 왜 그랬나 싶을 정도로 파일을 지우거나 원본을 둬야 하는 문서를 막 다시 쓰거나 지우거나 하거든요.
애플의 Preview (미리보기) 앱은 거의 모든 PDF 뷰어와 이미지 뷰어들을 대체합니다. 수십 개의 PDF 파일로 한꺼번에 볼 수 있고 당연히 전체보기로 프레젠테이션도 가능합니다.
이 미리보기는 스페이스바를 눌러 퀵뷰로 미리보기 할 때 더 파워풀합니다. 모든 문서나 이미지, 동영상, 음악 파일 등을 선택하고 스페이스바만 누르면 팝업 형태로 보여주고 들려주거나 재생해주기, 미리보기 등을 해줍니다. 물론 폰트가 깨질 수도, 레이아웃이 다를 수도 있지만 파일 이름만 보고 이게 뭔지 기억나지 않을 때에는 무조건 스페이스바를 눌러보세요.
여러 개의 JPG 등으로 된 디자인 시안 파일들을 한꺼번에 봐야 하는 경우에는 파일들을 선택하여 Alt(option) + Space Bar를 눌러 팝업으로 미리보기를 호출하고 왼쪽 상단 전체 화면 보기 아이콘을 눌러 전체 화면으로 시안을 확인합니다. 여기서 option 키를 누르고 있으면 파일의 실제 크기로 줌인/아웃되는 단축키도 있습니다.
맥으로 일하게 되면 가장 불편한 점은 사실 내가 불편한 게 아니고 상대방이 불편한, 한글 첨부파일의 ‘자소 분리’ 현상입니다. 내가 쓸 때는 잘 모르지만 상대방이 받을 때 발생하는 엄청난 파일명 오류죠. ‘파일입니다. pptx’와 같은 파일이라면 ‘ㅍㅏㅇㅣㄹㅇㅣㅂㄴㅣㄷㅏ. pptx’와 같은 형식으로 분리가 됩니다. 이런 한글 깨짐 현상은 불행하게도 내가 받는 메일에서도 종종 일어납니다.
애플 기본 Mail 앱은 상당히 편리해졌습니다. 메일 받을 사람을 알아서 추천해주고, 여러 메일을 쓰더라도 수신자에 따라서 알아서 발신 메일을 추천해 줍니다. (회사 사람에게 보낼 때나 클라이언트에게 이메일을 쓰면 바로 회사 메일로 발신메일이 변경됩니다) 메일 푸터를 알아서 인식해서 메일은 주고받았지만, 핸드폰에 저장되지 않은 번호로 전화가 왔을 때 Maybe… “아마도 누구누구 일 거다”라고 추측해줍니다. 아이폰과 실시간 동기화는 당연히 원활하게 작동되고 위에서 언급한 메일 드롭 기능으로 귀찮게 대용량 메일 첨부를 안 하고 그냥 드래그 앤 드롭 하면 몇 기가짜리 파일도 메일에 첨부할 수 있죠.
문제는 한글 첨부파일입니다. 다른 나라의 문자들은 ‘자음과 모음, 그리고 받침’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현상들이 일어나지 않는 거라고 하네요. 이 방법을 해결하는 아주 쉬운 방법은 모든 첨부파일을 영문과 숫자로만 파일명을 변경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파일 이름으로 그 의미를 전달해야 할 때도 있으니 완벽하진 않습니다. 그럼 저는 다음 2가지 방법을 사용합니다.
1) 임시저장(Draft)을 하고 구글 inbox에서 보내기 : 메일을 다 쓰고 보내기가 아닌 닫기 버튼을 누르면 임시 저장할 건지를 물어봅니다. 저장하기를 누르면, Mail앱에서 Draft 폴더에 저장되고 지메일 서버에서도 Draft에 저장됩니다. 여기서 브라우저를 열고 구글 웹메일이 아닌 인박스로 들어갑니다. http://inbox.google.com 구글 웹메일도 역시 자소 분리 현상이 발생하지만 인박스로 들어가면 참 희한하게 자소 분리 현상이 없어집니다.
2) MS의 Outlook 사용하기 : 1) 번의 방법은 두 단계를 거쳐야 하는 불편함과 Gmail을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물론 기본 Mail 앱의 사용성을 버리지 못하여 선택한 방법이긴 하죠. 그렇지 않다면 Outlook을 사용하여 발송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웃룩은 앞에서 언급한 다른 MS 오피스 프로그램들처럼 시스템 부하가 커서 가끔 버벅댑니다. 신형 맥북 프로 정도면 괜찮을는지 몰라도 수백 통의 메일이 오고 첨부파일이 많은 제 직업에서는 버벅대는 메일 클라이언트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닙니다. 하지만 PC버전과 아주 비슷하고 한글이 깨지는 일도 없습니다. 여전히 아웃룩에 안 쓰는 기능이 대부분이지만 한글 안정성만큼은 점수를 높이 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Outlook을 결정적으로 메인으로 쓰지 않는 이유는 사실 ‘안 예뻐서’입니다.
추가로 윈도우즈 이웃룩을 쓰는 사람들 간의 메일을 보내고 받을 때 전통적인 오류인 첨부파일이 windata.dat 와 같은 형식으로 올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해당 파일을 지메일에서 열어보세요. 알아서 파일을 잘 보여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밖에 Spark, Airmail 등의 유료 클라이언트들도 유명하다는 것은 한 번씩 다 해봤지만 위의 두 가지 방식이 이제는 제가 써본 가장 안정적인 방법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아주 기본적인 업무 하기 준비를 위한 앱들 정도만 찾아봤습니다. 이는 맥북으로 기획자 일을 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필요한 필수 앱 정도로 제가 필요한 것들만 최신 버전으로 추린 것입니다. ‘Bact to the Mac’과 같은 공신력 있는 블로그에서 선정한 앱 Top 100 과는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다음번에는 기획자로써 무언가를 생각해내고 기획하고 문서화하고 프레젠테이션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위한 앱들을 한 번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2탄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