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내어 힘껏 박수를 쳐준 사람들
2017년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사업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도서관협회 주관, C 도서관 시행으로 진행된 "2017년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사업"에 참여한(나 포함) 이들의 결과물로 <<라이프텔링 삶을 쓰다>>라는 책이 나왔다. ISBN 번호까지 있지만 비매품이다. 내 인생 첫 책이기도 하다. 참으로 벅차고 뿌듯하고 설레고 애썼던 여정. 그곳에서 만난 글벗들과 후속 모임으로 글 쓰는 자체 동아리 '글벗'이 형성되고 총무로 여러 해 활동했다. 그러다가 코로나로 모임이 중단되고, 각자의 사정도 더해져서 모임은 해체되었다. 그러나 어제 만난 듯, 오늘 다시 만난 분들이 전해준 향기로 지금 이 글을 쓴다.
"쓴다는 것은 자신을 돌아보는 것과 세상을 살피는 일이 선행되어야 하는 고단한 작업이다. 글을 쓰기 전에 우리는 무엇을 써야 하는지, 왜 써야 하는지를 고민한다. 그 고민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세상을 살피면서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와 부딪히기도 하고 낯선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 A 글쓰기 스승님의 서문 중에서
글쓰기가 고단한 작업이라는 것을 수업을 들으면서 알았다. 글을 쓰고 피드백받고 고치고 또 쓰고... 그러면서 좌절과 낙심도 했지만, 또 다른 강사로 수업을 진행한 선생님의 '우쭈쭈' 모드로 10명의 생존자(?)는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책을 내놓았다. 공저의 저자 중 '글친' 멤버로 6명이 포함되어 있다. 같이 이름을 올린 이 중 한 분은 모임에서 나갔고, 멤버 중 한 명이 초대한 다른 작가님이 들어와서 현재 일곱 명이 저녁을 먹었다. 단골집인 콩나물국밥집에서. 몰랐는데 가보니 오늘의 모임은 어느 작가님이 <계간 현대수필>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것에 대한 축하의 자리였다. 그녀는 작년에, 나와 또 다른 작가님은 올해 어느 백일장에서 수상했다. 상금이 있든 없든, 많든 적든 꾸준히 글 쓰고 도전하는 작가님들이 진심으로 자랑스러워 잠을 참으며 글을 쓴다.
아무것도 모르고 몸만 참석해서 축하 선물도 전하지 못했다. 회장님이 저녁을 쏘셨고, 요즘 노년층에 디지털 교육 하며 돈 버는 친화력 최고인 작가님이 2차로 차를 사셨다.
우아한 말씨와 나긋한 태도인 어느 작가님은 작년에 유방암 수술 후 항암까지 다 마쳤다고. 머리를 매만지시기에 무심코 지나쳤는데... 사연이 있었다. 슬그머니 작가님 손을 잡고 존경스러운 마음을 온기에 전했다. 정말 대단하시다. 다들 대단하시다. 나만 도태된 건 아닌지. 부끄럽기도 했다.
집으로 와 글을 쓰며 오래전 우리가 같이 펴낸 책을 보니, 스스로에게 해주고 싶은 글이 있어 옮겨본다.
"도서관에서 실시하는 글쓰기 강좌도 엄마의 부추김이 아니었다면 흐지부지 결정 못 하고 이 좋은 기회를 놓쳐버렸을 것이다. 얼마 전 읽었던 <<작은 몸의 철학자, 바오>>라는 책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다른 사람이 박수 치면 따라서 쳐야지 생각하면 한 사람도 박수를 치지 않는다. 내가 용기 내어 박수를 치지 않으면 아무도 박수를 치지 않는다.'
힘들 때마다 용기 내어 박수를 쳐준 사람들 덕분에 운전면허도 무사히 땄고, 글쓰기 강좌도 잘 다니고 있다.
'고마워요, 용기 내어 힘껏 박수를 쳐준 사람들!'
- <용기 내어 박수 치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