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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이블루 May 31. 2024

운전자

삶의 동기부여

장거리 운전을 하다 보면 가끔 지침이 확 몰려오는 때가 있다. 그럴 때 누가 나 대신 운전 좀 해줬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운전을 시작하고 처음 혼자 나서는 날, 옆에 누군가 대신 운전대를 잡아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운전을 하면 할수록 나는 삶을 살아가는 내 모습이 차를 운전하는 운전자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 선택의 기로에 있을 때,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일들이 생겼을 때 누군가 대신 결정을 내려줬으면, 대신 처리해줬으면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럴 때면 누군가 내 삶의 운전대를 대신 잡길 바라는 마음과 같단 생각이 들고 그러면 또 그게 과연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운전의 두려움을 깨도록 만든 나의 동기부여는 엄마였다. 운전을 하기로 마음 먹은 이유가 엄마와 제주도 여행을 갔을 때 누군가의 차를 얻어 타고 가야 하는 상황에 불편함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운전을 하고 처음 엄마와 먼 장거리 여행을 떠났을 때, 고속도로에서 피로함이 느껴지고 누가 운전을 대신 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 때 옆에 있는 엄마를 보고 졸지 말아야지생각이 들었다. 내가 까딱 졸음운전을 하면 큰 일이 날거야. 목적지까지 운전을 할 사람은 나밖에 없어. 그렇게 생각하며 운전을 했다.


가끔은 내 삶의 운전대를 놓고 싶기도 누군가에게 줘버리고 싶기도 한 생각이 들지만 두려움과 좌절감에도 내 삶의 운전대를 놓지 않은 내가 대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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