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예술작품 구독사업
※본 포스팅은 ‘부산시 뉴미디어멤버스’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청년 예술가에게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공간과 생계를 영위하는 수단은 작품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꼭 필요한 사항들입니다. 자신만의 작품관이 더 많은 시민에게 노출되고 가치를 인정받아야 예술가로서의 경력도 순탄하게 쌓아갈 수 있죠. 부산에서 청년 예술가를 위한 기획 전시 사업인 ‘청년 예술작품 구독사업’은 이러한 면에서 청년 예술가에게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좋은 방편이 됩니다.
부산문화재단은 올해 4월부터 총 3회에 걸쳐 ‘청년 예술작품 구독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청년 예술작품 구독사업’은 시각 분야 청년 예술가들의 작품을 일정 기간 대여하는 구독 형식을 활용해, 시민들이 이용하는 빈도가 높은 기관의 주요 공간에 전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인데요. 올해 3년차에 접어든 이 사업은 2022년에는 5개 기관, 2023년 13개 구독 기관이 참가했다고 합니다. 2024년에는 총 31명의 청년 예술가와 부산의 공공기관·교육 기관·민간 기업 등 총 20개의 기관이 참여해 매년 규모를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제가 방문한 전시는 2회차 청년 예술작품 구독 전시로 부산 시의회 청사에서 이뤄지고 있는 김도연 작가의 ‘만남은’이라는 전시인데요. 해운대구청, 부산버스터미널, 전포역 등 시민들의 유동이 많은 기관에서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는 게 주요 포인트입니다. 예술 작가의 작품을 통해 민과 관의 거리감이 조금 더 좁혀지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기억 깊은 곳에 잠재되어 있거나 혹은 자신의 존재가 드러나는 어떤 상황, 사물과 우연한 조우, 그리고 그 이후의 '감정'을 호출해 내고 있다. - 작가소개 중
김도연 작가의 전시는 유화 작품 다섯 점으로 구성돼 있었습니다. 단편적인 내용만 보면 카페 안에서 조우할 수 있는 풍경을 스케치한 게 아닐까 싶은데요. 커피를 마시고 디저트를 먹으며 카페 안에서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담아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전시 제목이 ‘만남은’인 이유 또한 납득이 갑니다.
‘청년 예술작품 구독사업’은 부산에 거주 중이거나 최근 3년 간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39세 이하 시각 분야 청년 예술가를 대상으로 합니다. 2024년에는 서른한 명의 작가와 함께 하고 있는데요. 최근 부산의 청년 인구 유출이 심화되고 있다는 뉴스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가운데, 주 원인이 일자리로 꼽히는 만큼 청년 예술가가 부산에서 정착해 활동할 수 있도록 기반과 생계 유지 수단을 만들어주는 의의가 있는 사업으로 보입니다.
지난 3년 간 더 많은 기관과 공간이 부산 청년 예술가의 작품을 구독하고 있는데요. 이 현상 또한 향후 청년 예술가 개인과 공공기관의 더 좋은 시너지로 거듭났으면 좋겠습니다. 부산 지역 내 청년 예술가가 자생하는 환경이 꾸준히 갖춰진다면, 부산의 예술 도시적인 면모도 앞으로 더욱 부각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