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3 - 기자 시절 / 성공과 불안
새벽의 신문사. 낡은 형광등이 깜빡거리는 편집실 한구석에서, 미라뉘주는 마지막 문장을 고쳐 쓰고 있었다. 커피 잔에는 이미 찌꺼기만 남았고, 탁자 위에는 폐기된 기사 원고와 자료 뭉치가 산처럼 쌓여 있었다. 그는 지친 기색을 보이면서도 눈빛만큼은 여전히 날카롭게 빛났다.
미라뉘주: “됐어… 이 정도면 충분해.”
키보드 위에 얹힌 그의 손끝이 떨렸다. 긴 싸움의 끝에 드디어 마감 원고를 완성한 것이다. 잠시 뒤, 인쇄기에 불이 들어왔고, 새하얀 종이에 그의 기사가 활자로 새겨졌다. **“불법 사채업자 검거, 피해자 구제”**라는 제목이 굵은 글씨로 박혀 있었다.
그의 기사는 곧 파장을 일으켰다.
피해자들이 경찰서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피해자 A: “기자님 덕분에 살았어요. 이제야 누군가 우리 얘기를 들어줬네요.”
그 말은 그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그리고 곧 이어진 또 다른 기사. “건설 현장 안전 무시, 시청 관리 부실”. 보도 후, 시청은 즉각적으로 현장을 폐쇄하고 안전 규정을 강화했다.
다음은 노동 착취 사건이었다. 지방의 작은 공장에서 일하던 이주 노동자들의 눈물, 그들을 착취하던 사장이 법정에 서게 된 것도 그의 기사 덕분이었다.
거리에서 그를 알아본 시민이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시민: “당신 기사 읽었어요. 세상이 아직 희망을 잃지 않았구나 싶었습니다.”
그 순간, 미라뉘주는 자신이 옳았음을 뼈저리게 느꼈다.
“드디어 세상이 나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나의 정의가 힘을 얻고 있다.”
신문사 안에서도 그의 이름은 빠르게 퍼졌다.
동료 기자1: “쟤 진짜 불도저야. 막히면 뚫고라도 기사를 써버리네.”
동료 기자2: “정의감이 지나치다 싶지만… 성과가 있으니 뭐라 할 수가 없지.”
선배 기자: “세상은 냉정하다. 근데 저런 놈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
그는 차츰 기자협회에서도 이름을 알리게 되었고, “차세대 탐사보도 기자”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어느새 작은 지역 신문에서만 머무는 인물이 아니었다.
그가 쓴 한 편의 특종 기사는 전국을 뒤흔들었다.
“지역 정치인 뇌물 수수, 토건 비리 연루”.
보도 직후 해당 정치인은 자진 사퇴했고, 시민들의 분노는 거리로 번졌다.
전국 뉴스가 그의 이름을 인용했고, 라디오 인터뷰 요청도 쏟아졌다.
라디오 진행자: “정의로운 기자, 미라뉘주 씨 모셨습니다.”
청취자: “이런 기자가 많아져야 세상이 바뀌죠!”
그는 마침내 언론인상 후보로까지 오르게 되었다.
플래시 세례 속에서 기자들은 그의 이름을 외쳤다.
사진 기자: “여기 봐주세요! 미라뉘주 기자, 한 장만 더요!”
그 순간, 그는 세상의 정점에 선 듯했다.
“드디어… 내가 옳았다는 걸, 세상이 증명하고 있다.”
늦은 밤, 술집 구석 자리. 그는 신문을 펼쳐놓고 웃음을 지었다.
신문 1면에는 자신이 쓴 기사가 큼지막하게 실려 있었다.
미라뉘주: “내가 쓴 글 한 편이 세상을 움직였어… 이게 바로 정의지.”
잔을 들이켜며 그는 웃었다. 술은 쓴맛보다 달게 느껴졌다.
지금만큼은 승리의 달콤함에 취해 있었다.
하지만 잔을 내려놓고 난 뒤, 창밖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잠시 흔들렸다.
네온사인이 번지는 빗물 자국 사이로, 설명할 수 없는 허전함이 번졌다.
미라뉘주(속으로): “그런데 왜… 마음이 이렇게 공허하지? 내가 지킨 건 진짜 정의였을까, 아니면 단지 뉴스거리였을 뿐일까.”
바깥에서는 아직도 사람들의 환호가 울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귓가에는 그 소리가 멀어져 가는 듯 희미하게 들렸다.
술집을 나서며 그는 스스로에게 중얼거렸다.
미라뉘주: “…승리는 달콤하다. 하지만 이 달콤함은 오래가지 않는다. 권력은 언제나 더 큰 힘으로 돌아올 테니까.”
그 말에 스스로도 섬뜩해졌다.
화려한 조명 속에서 웃고 있는 자신의 얼굴 뒤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성공의 정점에 선 순간, 그는 이미 마음 깊은 곳에서 알고 있었다.
이 빛이 오래 가지 않으리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