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환학생 / 자취, 홈스테이, 기숙사]
Can I call you mom?(엄마라고 불러도 되나요?)
선생님의 조언이었다. 고등학생 시절 미국 홈스테이를 갈 때, 이렇게 말하면 호스트 부모님이 좋아하실 거라고 했다. 부끄럼이 많던 나는 심호흡을 하고 조심스럽게 호스트 부모님을 바라보면서 물어보았다.
"Of course!!!(물론이지!!!)"
부모님은 호탕하게 웃곤 넓은 양팔을 벌려 나를 안으며 반겨주었다. 나의 호스트 친구도 활짝 웃으면서 우리는 이제 미국에서의 가족이라고 했다. 고등학생 시절의 좋은 추억과 함께 또다시 홈스테이를 결정했다.
미국에서 홈스테이 구하기
한국에서 홈스테이를 구했다. 홈스테이를 구할 수 있는 사이트에는 "homestaybay", "homestayweb", "homestayaway" 등이 있다. 실제 호스트들과의 연락을 통해서 거래를 할 수 있는 사이트다. 직접 가지 않고 하는 거래는 위험요소가 따른다. 그렇기 때문에 미리 돈거래는 하지 않았다. 지금부터 호스트에게 연락을 취하기 전, 사이트에 있는 정보만으로 고려할 사항들을 이야기하겠다.
사이트 정보로 연락 리스트 작성하기
일단 중요한 "임대료(rent fee)"이다.
샌프란시스코의 물가는 치명적이다. 기숙사는 한 달에 1500$ 정도이고, 홈스테이나 자취는 1000~2000$까지 다양한 범주에 걸쳐 있다. 즉 한 달에 100만 원이 넘는 돈이 임대료로 빠져나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또한 보증금(deposit)과 유틸리티비(utility: wifi, 전기세, 수도세) 등을 따로 받기도 한다. 필자는 보증금을 제외한 유틸리티와 임대료 값을 포함하여 한 달 1000~1300$를 예산으로 잡았다.
두 번째는 "위치(location)"이다.
학교 근처이거나 근처에 교통시설이 존재하는지의 여부다. 필자는 샌프란시스코 주립 대학 소속으로 park merced, sunset, daly city 등이 근처에 존재한다. 이 주변이 아니라면 바트(bart), 뮤니(muni) 등의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다녀야 한다. 이때 알아볼 사항은 배차 간격, 환승 유무, 환승 횟수, 시간 등이 있다. 사이트별로 위치나 학교별 교통에 대한 정리가 되어있기도 하다.
호스트에게 연락하기
두 가지를 고려한 리스트를 작성했다면 호스트에게 연락을 보내보자. 리스트 작성 과정은 빠르게 진행되어야 한다. 생각보다 답장이 느리거나 개인 사정 및 코로나 등으로 인해 홈스테이를 진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Q)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에서 내년에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으로 교환학생을 가게 된 OO입니다. 혹시 홈스테이 여전히 가능한가요?
답변이 온 경우에는 질문 리스트를 보낸다. 필자가 고려한 질문 리스트는 아래와 같다.
교통편, 공항 픽업, 식사 제공, 유틸리티 포함 유무, 가구 유무, 홈메이트 및 가족 수, 애완동물 유무, 아이 유무, 방위치(지하/지상), 샤워, 세탁기 등 시설 이용 규칙, 숙소 이동 시 몇 주전에 알려야 하는지, 벌레 출몰 유무, 채광 및 창문 유무, 집 구조, 방 사진, 룸메 등
여러 군데에 연락을 돌렸다. 지속적인 연락 끝에 한 군데를 선택하게 되었다. 마지막까지 고민하던 부분은 위치 vs 홈메이트였다. 결국 영어 실력 등의 본 목표를 위해서는 사람과의 교류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홈메이트들과 식사를 함께 하는 홈스테이 집을 선택했다.
홈스테이의 장점
홈스테이의 장단점은 홈스테이마다 천차만별일 것이다. 그러므로 작성한 홈스테이의 장점은 필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 중 하나일 뿐이다. 필자가 머문 홈스테이는 실제로 어학당과 계속 거래를 하는 집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단기로 어학연수를 오는 학생들도 이 집을 여럿 거쳐갔다. 이런 배경과 함께 홈스테이의 장점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영어 실력 향상이다.
저녁마다 시간이 되는 홈메이트들과 식사를 함께 했다. 대부분 어학당 친구들이기 때문에 식사 및 간식을 먹을 때 영어 대화를 즐겼다. 2-3주 정도 머무는 학생부터 1년 간 머무는 학생 등 다양했다. 홈메이트는 최대 7명까지 있었다. 그들과 샌프란시스코 관광지, 각 나라별 문화, 일상 등의 가벼운 이야기부터 시작했고 나중에는 교육, 취미, 고민상담까지 이야기하게 되었다. 멕시코 변호사 언니는 진로 고민도 진지하게 해 주었다.
두 번째는 미국 문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권을 접할 수 있다.
다양한 나라의 친구들이 모였다. 실제 미국 가족뿐만 아니라 칠레 친구들 5명, 일본 친구 2명, 멕시코 친구 1명, 독일 친구 1명, 페루 친구 1명 등이 이 집을 거쳐갔다. 나이대도 다양했다. 십 대, 이십 대, 삼십 대까지 있었다. 먼저 미국인들의 생활방식을 미국 가족에게 배울 수 있었다. 또한 남미 친구들과의 대화를 통해 남미 문화권을 배웠고 학기 후엔 이를 바탕으로 남미 여행을 떠났다.
세 번째는 낯선 타국에서 현지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홈스테이 가족들은 현지인이다. 가정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고 어떤 사고를 당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호스트는 필자가 스캠(scam)을 당했을 때도 도움을 주었고 식료품 쇼핑 및 은행 업무에도 도움을 주었다. 사는 동안 미국 문화 및 꿀팁도 많이 전수해주셨다. 낯선 땅에서 처음으로 생활을 할 때 현지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실만으로 마음이 든든했다.
좋은 학생에는 여러 정의가 있고 잘 사는 것에는 여러 방법이 있으며, 우리는 각자의 답을 가질 권리가 있다. 우리는 오답이 아닌, 각기 다른 답이다.
-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김수현
모두가 달랐다. 대화를 통해 더 넓은 세상을 귀 기울여 듣고 배우고자 했다. 다양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이 존재했다. 한 단어에도 여러 정의가 있고 목표에도 도달하는 방법이 다양했으며, 우리는 각자의 답을 가질 수 있었다. 다름을 존중하고 경청하자 많은 세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땐 영어와 새로운 문화를 배운다는 이유하에 고군분투하며 경청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졌다.
평소에도 남의 말에 경청했는가?
대화에서 중요한 건 듣기와 말하기, 그리고 이해하기이다. 본인의 경험과 논리로 이야기하기에만 바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았다. 상대의 관점과 생각을 들을 기회를 혼자서 놓치고 있진 않았는지 말이다. 외국에서만이 아니라 한국에서도 모든 사람은 달랐다. 그 대화를 통해서도 다양한 관점을 들여다보며 더 넓은 세계를 만날 수 있는 것은 분명했다. 누구를 만나느냐도 중요할 수 있지만 어떤 관점에서 그 사람을 바라보는지도 중요했다. 다양한 관점을 두루 이해하기 위해서 경청을 언제 어디서든 해야겠다고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