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이지만 어쩌면 우리 이야기
북스타그램 약 5개월째, 나는 2020년을 시작하면서 북스타그램 팔로워 150명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인스타 계정을 만들었다. 허나 150명은 무슨 꾸준하게 팔로워가 유실되고 있다. (어디 가냐고..) 아무튼 그러던 와중에 책을 관심사로 두고 있는 다른 사람의 피드를 구경하다가 #북커버챌린지 라는 문구를 보게 되었다. 북커버 챌린지는 다름 아닌 독서 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일종의 이벤트였다. 내가 조금은 꿈꾸고 상상했던 것이었다. 와 좋다. 그래 이런 게 필요하지. 나도 이 이벤트에 동참하고 싶어서 참여할 수 있는 루트를 찾아보았고, 알고 보니 이 이벤트는 다른 누군가에게 지목을 받아야만 시작할 수 있었다. 어씨. 책을 읽는 네트워크에서도 나는 조금 소외된 편이라, 거의 혼자 읽는다고 봐야 한다. 지목을 받을 수 있는 연결점이 아직은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반가운 캠페인이었다.
나는 그동안 책을 읽으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커졌다. 친구들은 나의 어떠한 바보 이미지를 숨기고 이미지 쇄신을 위해 읽는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정말로 책을 좋아한다. 그래서 내 2020년에 세운 목표 중에 2개가 이와 관련된 것이다. 하나는 내 지인 10명에게 책 빌려주거나 사주기, 또 하나는 북스타그램 팔로워 150명. 정말 독서문화가 넓어지는 것에 이바지하고 싶은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왜 내가 설득조로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 음 약 5개월이 지난 지금 점검해보자면 약 40%의 목표율을 달성한 것 같다. 추경은 할 수 없는 수치 군. 아무쪼록 이번 년도에 이 목표를 달성하면 나는 독서문화 발전에 이바지한 거겠지? 작은 목표지만 보탬이 된 거 맞겠지?
나는 책을 좋아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한낮에 책을 읽다가 꾸벅 조는 걸 사랑한다. 그래서 카페 가서도 꾸벅꾸벅 잘 존다. 나는 그동안 책을 좋아하고 꾸준하게 읽다 보니, 지금은 책이 없으면 기분이 조금 이상하다. 약간의 활자 중독 초기 증상이지 않을까 의심도 해본다. 아닌가 그냥 있다 없으니까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이런 허전함 때문에 출퇴근 시에 항상 내 손에는 책이 잡혀 있고, 새 책이 손에 들어오게 되면 괜한 안정감이 생긴다. 그 외에도 일을 하다가 읽어야 할 전문지식이 있으면 곧 잘 읽는다. 그러다 보니 책을 읽는 속도도 빨라졌고, 읽는 양도 갑자기 확 늘었다. 원래 한 달에 2권 정도 읽었다면 지금은 3~4권까지는 읽히는 것 같다. 이번 년도도 한 여름인 칠 월. 현재까지 음 약 30권의 책을 읽은 것 같다. 내 생애 최고 속도다. (아! 나는 중간까지 읽다가 재미없어서 접은 것도 읽은 걸로 친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내가 약 6년 동안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점에 대해 소감? 정도를 밝혀보고 싶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책에 대해 조금은 마음이 열릴지도 모르니.
내가 생각하는 독서의 긍정적인 점. 첫 번째로는 삶에 대한 불안이 줄어드는 것 같다. 우리는 일정 나이가 될 때까지 끊임없이 불안해하는 것 같다. 특히 대한민국 사회는 불안을 조성하는 문화를 분명하게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누군가는 '상처 공화국'이라고 일컫지 않나. 명성에 걸맞게 내 주위 사람들은 어쩌면 스스로도 모르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온라인상에도 댓글로 상처를 주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 지 모르겠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인간과 삶, 사회 등의 고유한 특성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같은 경우, 80년대부터 빠르게 고도성장한 것을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이는 사람 간의 인권을 등한시하는 환경적 요소가 되었다. 경제 개발이라는 목적성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인간의 권리나 사람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 이러한 목적성에 강하게 집중되면 어떠한 균형추가 기울어지듯 사람 중심의 사회보다는 그 외의 것들이 중요한 분위기를 만들고, 이 점 때문에 사람들은 서로가 얼마나 귀중한지를 잊고 살게 끔 만드는 큰 요소 중 하나가 되었다. 또 다른 주장이 있다. 우리는 어쩌면 애초부터 불안을 잘 느끼게끔 만들어진 존재라는 주장이다. 이 것은 유전학과 관련된 이야기다. 유전과 관련된 과학 책을 읽다 보면 우리는 긍정적인 이슈보다 부정적인 이슈에 더 반응하게끔 태어났다는 주장이 있다. 이는 생존 욕구로 설명이 되는데, 고대의 우리 조상들은 ‘야생동물들이 습격했다.’ ‘다른 부족이 쳐들어왔다.’ ‘내부에서 누군가 누구를 죽였다.’ 등의 생명과 직결된 소식에 신경을 쓰고 살았기 때문에, 우리도 유전적 영향을 받아 부정적인 소식에 더 반응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현재 사람들은 누군가를 칭찬하는 뉴스보다 누군가 사고 친 뉴스에 대해서 더 재밌게 이야기를 하는 거 보니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러한 다양한 주장을 글로 접했을 때, 우리는 삶에서 느끼는 불안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그리고 객관성은 내가 느끼는 불안과의 거리감을 형성하여 실제로 느끼는 불안이라는 감정을 찬찬히 들여다보게 된다.
두 번째로 책은 사회의 시선에 갇힌 삶이 아닌 나만의 삶을 만드는데 큰 동력을 주는 것 같다. 우리는 사회적 존재로, 함께하는 사람들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참 안 되는 게 많다. 이 것도 안돼, 저것도 안돼. 우리는 이런 다양한 시그널 속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길을 발견해내고 묵묵히 걸어갈 필요가 있다. 그것이 의미 있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고유함’ 이 핵심이다. 자기 스스로 ‘개인적인 의미’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제일 편안한 것, 좋아하는 것을 찾아내려 노력해야 먼 훗날 나의 삶을 돌이켜 보았을 때, 덜 후회스러운 삶이 된다고 믿는다.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동기와 이해가 있어야 하는데 독서습관을 통해 참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이 겪어 온 다양한 시도를 보고 용기를 얻기도 하고, ‘이래도 된다.’라는 이해를 얻기 때문이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것은 스스로만의 동기로 참 가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음 이건 어떠한 감수성이 커지는 것과 같은데. 작은 자극과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같다. 마치 아이처럼. 우리는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 배려와 겸손 그 밖의 다양한 태도를 습득하여야 하지만, 감수성만큼은 어린아이와 같아지는 것이 좋은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감탄하는 능력’ 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사소한 것들에 감탄하는 능력은 실로 엄청난 행복감을 가져온다. 계절의 변화를 보고 감탄하고,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에 감탄하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감탄하고! 상상만 해도 행복하다. 결국 익숙한 일상 속에서도 낯섦을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종류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역량을 키우는 데 독서는 꽤 큰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사실 더 많은 장점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사고를 넓힐 수 있는 최고의 매체다. 분명 책은 경험에 비하면 간접적이다. 하지만 우리의 자원과 시간은 제한되어 있어서, 더 크고 많은 경험을 누리기 어렵다. 그 대안은 책이라고 믿는다. 재미있는 삶을 희망한다면 독서 습관을 조금씩 가져보자. 낯선 순간이 늘어난다! 확실해!!!!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잘살고 있는 건 또 아니다. 그냥 책이 그렇다고 믿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