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lliesu Oct 23. 2022

그만_마음의 불씨를 켜는 법

2022.10.23

내 마음은 결국 그대로 같은 꿈을 꾸기로 결정했다. 그 꿈을 밀어내 버리기엔 너무 커져버렸기 때문이었다.


스트레스가 가득한 날 밤, 불을 끄고 누울 때면 무언의 압박감에 불을 켜면 자지 못했던 내가 불을 켜고 잤고 어떤 소리에도 예민해 잠을 잘 깨던 나는 꼭 노래를 틀고 자기도 했다. 많은 일들이 오가고 나 자신을 돌보지 못해 내게 미안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사실 어쩌면 이미 정해져 있는 결말이었는데 모두에게 축하를 받고 싶었을지 모른다. 모든 사람은 그렇지 않을까 라는 합리화를 하면서 말이다. 말 그대로 나는 답정너였다. 나의 자라나는 마음을 못 본 체 할 수가 없었다. 엄청난 장문의 대화가 오가면서 결국 나는 대학원에 가기로 결정했다. 반강제였지만 부모님도 어렵게 허락을 해주셨다. 학비는 학교에서 받는 걸로 충당을 하고 재료비나 생활비는 내가 벌어서 쓰는 조건이 따라왔지만 말이다. 졸업여행으로 캐나다를 다녀오면 대학원에 다니는 2년 동안 허덕이는 생활을 할게 눈에 뻔하다. 그럼에도 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하기로 또 한 번 용기를 내기로 했다.


대학원 지원을 위해 학업계획서를 쓰는데 내가 왜 회화를 시작했는지 왜 회화를 계속하고 싶은지 쓰는데 막힘없이 술술 써 내려가는 나 자신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하는 것을 외면하지 않아 줘서 또 한 번 용기를 내줘서 말할만한 이야기들을 또 만들어줘서 말이다.



그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무궁무진 해진다는 건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서 참 설레는 사실이 아닐까, 변화를 두려워했던 나였는데 복학하고 보낸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여러 차례 작업에 변화를 시도했고 두려움과 맞서서 결국엔 나는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더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때가 오면 세상을 바꾸겠다는 대단한 업적을 세우겠다는 입에 발린 패기보다는 누군가의 마음을 울릴만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용기가 부족해 좋아하는 것들을 떠나보내는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누구나 한 번 더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자신의 마음을 알아줄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am 12:28

매거진의 이전글 그만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