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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보야 Apr 23. 2020

내 남자의 이상형, 손예진

근데 왜 나랑 결혼했어?

여자 연예인 중에 누가 젤 예뻐?


남자친구에게 여자친구들이 종종 묻곤하는 질문이다. 그럼 여기서 정답에 근접한 것은 "네가 젤 예뻐" 라는 빗말이 아니다. 그런 입 바른 말은 이젠 더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정답이 아닐 것이다. 차라리 "음 글쎄 나는 연예인에 특별히 관심이 없어서 누가 예쁜지 잘 모르겠네"  이 편이 좀 더 정답에 근접한 편이 아닐까. 

나는 되고, 너는 안돼. 내로남불 이라는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이 말은 연예인을 좋아하는 데에 있어도 적용된다. 내가 TV를 보고 강다니엘이 너무 잘생기고 멋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괜찮으나 남편이 트와이스 사나가 예쁘다는 말은 왠지 거슬린다. 물론 요즘에는 많은 연인들이 서로의 취향을 존중하는 것 같지만.


연애를 하던 초창기, 나는 남편에게 여자 연예인 중 제일 좋아하는 사람을 물었다. 남편은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손예진이라는 범접할 수 없는 그녀의 이름을 꺼냈다. 왜 가장 좋아하냐 묻자, 여름향기 드라마를 봤던 대학생 시절 그 느낌을 잊지 못한다고. 레전드 아니냐고. (응그래) 

굉장히 공감가는 이야기였다. 여름향기의 손예진이라니.

그녀가 울면 나도 울고.

청초, 청아하다는 단어를 넘어서는 느낌. 그 시절 우리에게 손예진은 모두의 이상형이 아니었을까. 나도 언젠가 꼭 한 번 실물을 만나보고 싶었던 연예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루는 백화점에 잠시 둘러볼 것이 있어서 갔는데 1층 라운지에서 손예진 사인회라는 현수막을 우연찮게 본 것이 아닌가. 보고싶은 마음 반, 귀찮은 마음 반이었던 나와는 달리 남편은 "볼거지?"라고 재차 물었다. (어그래) 


시간 맞춰 그녀를 맞이했다. 그런데 호들갑은 사실 내가 다 떨었다. 덤덤히 바라보는 남편과는 다르게 함박웃음에 연신 대박 예뻐를 외치던 것은 나였다. 한창 사인회를 구경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손예진을 보고도 호들갑떨지 않는 남편을 보고 내심 생각했다. '이제 연예인에 특별히 관심이 없구나' 하고. 그리곤 괜히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남편에게 넌지시 물어보았다. 


오빠 이상형인데, 손예진 보니까 어땠어?



"어 예쁘더라. 그런데 요즘엔 수지가 더 예쁜 것 같애"


아. 덤덤하던 이유는 그거였구나. 이젠 수지가 더 예뻐보였구나. 

응 그래. (삐 -. 오답입니다.)



P.S 그래도 저는, 여전히 예진 언니가 젤 예뻐요. 스릉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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