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근처에 이상한 사람들
오늘 오후 읽지않은 메세지를 확인해달라는 당근마켓의 푸쉬알람이 떴다.
그런데 뭐지? 구매자도 아닌데 떳떳하게 내게 메세지를 보내놓고는 반말 찍찍- 써대며 가격이 너무 비싼거아니냐며 비아냥거리기 시작한다.
해당 메세지는 바로 삭제-
아무리 중고물품이여도 말이다. 깨끗하게 사용해 1천원의 헐값에 내놓으면 착한 판매자고 판매자가 고심끝에 올린 적정 가격을 제시하면 욕먹을일인지 난 고민에 빠져버렸다. 하지만 고민은 의례 쏙- 사라지고 다시 생각해보니 '안 사면 패스하면 되고 사고 싶다면 흥정을 시도하면 될 것이지 왜 처음부터 (알지도 못하는) 상대방 기분을 상하게하는걸까?'라며 생각을 달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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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에서 중고거래를 여러번 했다. 네덜란드에서도 벨기에에서도 독일에서도 영국에서도 덴마크에서도, 미국에서도, 캐나다에서도, 무려 친구에게 놀러갔던 일본에서 조차 중고 거래를 해본 경험이 있는 나는, 이렇게 함부로 남의 판매 리스팅에 (무려 살것도 아니면서) 항변하는 듯한 메세지를 보내는 사람을 본적이 없다. 내가 원하는 상품이라면 정중히 연락해 가격을 흥정하는 경우는 있어도, 혹은 straightforward 하게 원하는 가격을 먼저 제시하는 사람은 봤어도 다짜고짜 상대방이 올린 상품에 감나와라 배나와라 따지고 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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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으로 나가면 우리나라가 자랑스럽고 그립지만 이런 사람들을 만날때면 한국이라는 나라에 홀연히 마음이 떠나버린다. 마치 한창 20대 때 회사다니면서 이런저런 사람에게 치이며 '이 나라는 정말 떠야겠어'라고 생각했던 철부지 어린아이의 마음처럼 (철부지라고 이야기한건 사람 사는곳은 사실 다 똑깥기 때문이다). 아직도 이런 어처구니 없는 말투의 메세지를 보내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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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와는 다른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예전에 친구가 했던 이야기가 이상하게 기억나던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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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신혼집 전세가 끝나 엄마가 내주신 옛 친정 어머니집으로 이사를 하게됐다. 이사 이후 며칠간은 예전에 살던 동네로 돌아가 너무 좋고, 친정엄마랑도 가까워져 한껏 만족스럽다고 이야기하곤 했는데 며칠 뒤 엘레베이터에서 사단이 났다.
같은동 이웃 (이라기엔 예의없는)을 만나게됐는데, 친구는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초면인, 엄마와 딸로 추정되는 이 두명에게서 질문 공세를 받기 시작했단다.
"새댁, 새로 이사온것 같은데 월세? 전세? 자가?"라는 질문을 서슴없이 내밀었고,
친구는 "(초면이신것 같은데) 그런게 왜 궁금하신지...?"라고 조심스레 대답했다고 한다.
돌아온건 황당한 답변. "우리 서로 이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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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난 진짜 갑자기 그 아파트에서 나가고싶더라니까. 이웃? 아주 끔찍하더라고" 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들의 질문과 메세지에 난 한줄평을 보태고싶다
"Hey dear. That's none of your busin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