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고보니 깨달았다
가지를 자르다 새끼손가락을 함께 잘라버렸다.
생각해보면 '검지도 아니고, 어떻게 새끼손가락을 자를 수 있지?' 싶겠지만.
살다보면 별의별 일이 다 있는거니까.
주방일을 하다보면 이런일이 쏠쏠히 일어나기도하고.
가지사이로 물 처럼 빨간 액체가 타고 내려온다.
처음에는 손가락을 자른지도 모르고 계속 가지를 잘라냈는데
이상하게 찌릿찌릿. 점점 아려오는 느낌.
손톱 끝까지 깊게 베어버려 손톱과 살의 경계부분이 가차없이 무너져버렸다.
어떤 골똘한 생각을 하며 가지를 잘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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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간 주방일도 제대로 못하고
운전도 이상하게 하고.
제일 불편한건 샤워와 손씻기.
머리가 생각보다 잘 감겨지지 않았다. 새끼손까락을 오무려야하는데 나는 뻗어야만했고.
바디샴푸를 짤때도 새끼손가락까지 힘이 들어가야하는지는, 이때서야 깨달았다.
그런데다 밴드를 붙였어도 물방울이 튀고 끊임없이 작은 물줄기들이 침투해
샤워를 하고 손을 씻을때마다 계속해서 밴드를 갈아주기가 일수였다.
새끼손가락 하나,
그것도 부분적으로 조금 깊게 베었을뿐인데
생활이 이토록 불편하다.
도마 위 피를 발견하고는 근무중인 남편을 호출해 병원으로 직행했다. 다행히 피는 멈췄고 살은 서로 마주닿아 잘 붙어줬어요 :) 완전히 회복하기까지 5주정도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