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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강세인 May 21. 2020

드디어 중국집 쿠폰 40장을 모았다.

1일1생각 #75

평소에 쿠폰을 그렇게 꼼꼼하게 모으는 스타일은 아닌 편인데 이상하게도 집 앞 중국집에서 주는 쿠폰에는 유난히 집착하게 되더니 어느새 탕수육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40장을 모으게 됐다. 사실 처음엔 버리기 아까우니 일단은 서랍에 놔두자는 마음이었는데 그렇게 무심히 쌓인 쿠폰이 20장이 넘어가면서부터는 쓸데없는 욕심이 생겨서 쿠폰을 위해서 메뉴를 중식으로 정하는 경우도 더러 생겼다.



이렇게 쿠폰을 다 모으니 문득 대학생 때 단골이었던 치킨집이 생각났다. 그때도 쿠폰을 다 모아서 쿠폰으로 치킨 한 마리를 주문했었는데 웬걸, 배달 온 치킨의 상태가 엉망이었다. 아마도 당장에 매출 손해를 보면서 제공해야 하는 부분이다 보니 사장님 입장에서 신경을 덜 쓴 것 같았다. 당연히 나는 그 치킨집을 손절했다.


아마도 그때부터 쿠폰을 모으는 것에 회의적인 마음이 생겼던 것 같다. 단골로서 당연한 혜택을 누리는 건데 왠지 모르게 찝찝한 마음이 든달까? 그런데 한편으로는 내가 만약 사장이라면 쿠폰을 다 모은 고객일수록 더욱 극진히 대우할 것 같은데 왜 그러지 않는 경우가 많은지 이해가 안 되기도 했다.


마케팅을 할 때 특정 고객이 우리 서비스의 고객으로 있는 전체 기간 동안 우리 서비스에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는 재무적인 공헌도의 합계를 CLV(Customer Life time Value)라고 하는데, CLV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작정 아무나 고객으로 데려오는 것보다 재무적 공헌도가 높은 단골고객을 많이 만들고 그들과 장기적인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CLV의 맥락에서 볼 때, 나는 이 중국집에 연 52만 원(쿠폰 1개를 받기 위해 평균적으로 13,000원 주문)의 CLV를 가진다. 이 중국집의 최소 배달 가능 주문 금액이 12,000원인데 이를 기준으로 본다면 나는 43건의 배달 주문과 유사한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물론 이건 매우 일차원적인 계산법이다)


자, 그렇다면 내가 모은 40장의 쿠폰으로 탕수육을 시켰는데 이전의 치킨집처럼 엉망진창인 탕수육이 온다면 어떻게 될까? 그 중국집은 한순간에 연 43건의 배달 주문을 잃게 된다. 반면에 더 신경 써서 탕수육을 제공한다면? 나는 더욱 열성팬이 돼서 주문량을 늘리거나 주변 이웃에게 이 중국집을 추천할 것이다.


조만간 그 결과를 알게 될 것 같은데, 추후 결과에 대한 글을 또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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