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색일기

가족

by 빈수레

나는 마음 둘 곳이 없다.

나는 빨간색을 쏟고

오빠는 파란색을 쏟는다.

엄마는 자기가 제일 슬프고 불행한 사람이라

말한다.

우리는 섞이면 검정이되어 서로를 삼킨다.

나는

너는

너는 왜

엄마는 자기가 젤 불쌍해서 칼을 들고 춤을 춘다.

나는 별볼일 없는 딸이라 동생이라

철철 흐르는 피도 부끄럽다.

나의 마음과 말이 닿는 곳이 없어서

나는 매일밤 지구를 걷는다.

이해받아야 할 마음같은건 없는거야.

다 약해빠진 소리지.

다 이기적인 마음이야.

그래그래 그럼 나만 그렇게 할게.

이 세상에 딱 나 하나쯤은 앞으로 걷지않고

행복해야할 의무없이

주저앉고주저앉고 고통과 불행과 슬픔으로

충만하게 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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