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채수아 Apr 30. 2024

내 남자의 뽀뽀

남편과 뽀뽀를 한다. 출근할 때와 잠자기 전 두 번이다. 몇 년 전 발목 골절로 수술을 할 때부터 우리의 뽀뽀 횟수가 늘었다. 입원 중, 잘 때도 쪽쪽쪽, 일어나서도 쪽쪽쪽이었다. 수술을 앞둔 아내가 꽤 많이 안쓰러웠나 보다. 발목 골절 순간부터 응급실, 입원, 퇴원까지 나와 함께한 남편이, 철심 제거 수술에도 내 곁을 지켰다.


사고 이후 가족의 사랑을 눈물 나게 많이 받았다. 특히 남편의 헌신적인 사랑에 자주 놀라고 감동했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고,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사람처럼 보였다.


이 남자로 인해 특별한 시댁을 만나서 생각지도 못한 많은 경험을 하며 살았다. 세상 물정 모르는 발랄한 아가씨가 더 깊어지고 더 넓어진, 짧지 않은 시간이었다.


이해와 용서하는 법도 배웠다.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사람 하나하나가 존귀하다는 걸 배웠다. 어찌 보면 이해 못 할 일이 하나도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자주 웃고, 너무 심각하지 말고, '판단의 잣대를 내려놓는 삶'이야말로 행복의 지름길이라는 걸 자꾸 깨달아간다.


그리고


지금의 소중함, 오늘의 소중함, 내 옆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까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