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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녜스 Apr 07. 2022

4월의 봄날에 드는 생각

햇볕이 비켜간 새초롬한 바람이 살랑댄다.

올망졸망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한 벚나무 가지가 흔들린다.

꽃망울의 솜털 수줍음이 고갯짓을 하면 꽃가지 사이로 뭉개진 옅은 하늘이 허허롭다.


시나브로 4월의 봄이 익어간다.

마른 잔디에 생기가 돌고 풋풋함이 살아난다.

온갖 꽃들이 만발하고 생물들이 자란다.

터진 풍선 바람 빠지듯 스르르 사라진 내 안의 에너지가 저절로 충전되는 시절. 봄이 되었다.

시절이 하 수상하여 이따금씩 틀던 BBC와 CNN 방송이 우리 집의 메인 채널이 되고부터 만감이 교차하 마음에도 봄기운을 담아 위로해본다.


단기전으로 끝날 줄 알았던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진다. 국제 정치학적 시각을 외면하고 한쪽만 바라보며 해석하는 것은 위험천만이라고 하지만, 정당성이고 나발이고, 무엇이 선이고 악인지 구분조차 의미 없다. 전쟁은 막아야 되는 것이었다. 전쟁의 끝은 참혹함과 잔혹함만 있을 뿐이다. 미사일 공격으로 도시가 초토화되고 인간이 무참히 살되는 21세기 전쟁의 공포는 생각조차 하기 싫고 보는 무섭고 떨린다. 이런 두려움이 나만 그러하지 않을 것이다.


분열과 대립의 국제 정세며, 집권 세력에 따라 극명하게 변하는 우리의 대내, 외적 처지의 현실을 보면 전쟁이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갑론을박을 떠나서 어리석은 만용과 현실을 외면한 정치 판단을 가진 지도자의 결정으로 인해 러-우전쟁의 참사가 벌어진 것이다. 국가의 익만 따지는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냉엄국제 정치현실을 우리는 직시하고 경계해야 한다. 

TV를 통해서 보는 전쟁의 폐허가 너무 참담하여 우울하다. 하루빨리 종식되어 그들에게 평화가 찾아오길 간절히 바란다.


햇볕이 잘 드는 오후, 부는 바람은 볼 수 없으나 파르르 떨리는 나뭇잎의 흔들림으로 느껴진다.

제 나름의 색깔을 지니고 비추부드런 햇살이 나른하게 한다.

요 며칠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겨서 고민한 통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물론 욕심을 버리고 나니 지금은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긴 했다.

이제 필요한 건 "괜찮아~괜찮아"라 긍정의 말로 내게 주문을 걸듯 다독거려야 한다. 멋진 해법이다. 빙고!

사는 게 요구하는 입맛대로 맞춰 살기가 쉽지 않다. 사는 동안 인생은 시험의 연속이다. 술술 풀리는 인생도, 고달픈 인생도, 견디고 버티며 살아주는 것이다.

행복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행복의 척도는 다양하다. 가진 것 없음에 탓하지 않고 가진 것을 귀하고 소중하게 느끼는 것이 행복이다.


'가난해서 행복하지 못한 사람은 부유해져도 행복하지 못할 것이다' 중국 '노자'의 말이다.

행복은 재물과 상관없다는 의미다. 가난하다고 불행하지 않으며, 부유해서 행복한 것도 아니라는.

행복과 불행은 자신이 만드는 것이지 주변의 존재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

살다 보면 많은 것을 느끼며 경험한다. 걱정과 고민 때문에 곁에 있는 좋은 것을 놓치면 안 된다.

멋진 풍경과 아름다운 꽃을 보며,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맛있는 걸 먹고, 보고 느끼는 그 순간이 행복이다. 마음이 즐겁고 안도감이 생기는 게 행복이다. 

행복을 경험하는데 사랑만한게 없다. '사랑하는 마음이 행복이고, 행복이 사랑이다' 이 말에 태클 걸 사람 있수?

아~!

시간은 잘도 가고, 봄날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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