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으려고 생각만 했던 책 도장깨기 - 1. 보도 섀퍼의 <돈>
절제는 힘이다. 그리고 절제는 우리 안에 담긴 무한한 능력을 밖으로 끌어낸다. 절제가 없으면 어떤 재능이든 쓸모 없이 허비되고 만다.
― <돈>, 보도 섀퍼 저
장장 10년 가까이 미뤄왔던 책을 읽었다. 그렇게 좋은 책이라고 말만 무수히 들어왔던 보도 섀퍼의 <돈>. 마침 저자가 새로운 책, <멘탈의 연금술>을 출간하였는데 나는 왠지 오랫동안 읽히고 검증된 <돈>이 더욱 읽고 싶어졌다. 왜 그동안 읽기를 미뤄왔는지 지난 세월이 안타까울 정도로 술술 읽혔다. 그리고, 당장 이 책이 말하는 바를 실천하기 위해 실전 재테크 책들을 얼른 읽고 싶어졌다.
나처럼 이제 돈을 모아볼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직장인이든 학생이든 그 누구든. 현재 한국의 상황과 맞지 않는 이야기도 있지만, 큰 뼈대를 보자면 단순하고 명쾌한 진리를 어렵지 않게 풀어서 쓴 책이라고 생각한다. 재테크를 하기에 앞서 본인만의 돈을 대하는 관점이나 기본 태도를 가다듬고 싶은 사람에게 가장 적절할 것이다.
책을 읽고 나니, 수 년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적금과 예금밖에 몰랐던 것이 개탄스럽다. 이대로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위기의식 마저 들게 되었으니까. 그러나, 동시에 차근차근 돈 모으는 재미를 알았고, 절제하는 습관을 들였다는 점에서만큼은 나를 칭찬하고 싶다. 어쨌든, 목돈은 적금으로 모으는 자세가 필요하고, 또 일부 돈은 정말 안전한 창구에 보관해두는 것도 필요하니까.
나는 투자라고는 전혀 모르는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 나의 아빠는 10만원 정도의 꽁돈이 생겼을 때 그걸 잘 모르는 회사의 주식을 샀는데, 그 주식은 얼마 지나지 않아 휴지조각이 되어버렸다. 엄마는 주변 사람들이 펀드에 넣었다가 홀라당 날려먹은 이야기, 주식을 몰랐던 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한탄하는 지인 얘기를 늘상 내게 들려주었다. 부모님의 돈에 대한 가치관은 불로소득은 기대하지 않는 것, 그리고 돈은 무엇보다 과유불급이라는 것이었다. 나도 그 가치관을 물려받을 뻔 했으나, 머리가 커질수록 난 돈이 좋아도 너무 좋았다. 불로소득은 더 좋았다. 그렇다면, 부모님에게 돈 관리하는 방법을 배워서는 안 되었다. 늘 그렇듯, 나는 책을 통해 그 방법을 찾고자 한다.
이전에 나는,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게 자유라고 정의했었다. 그러나 현재 자유에 대한 나의 새 정의는 이렇다. 자유는 자신이 계획한 것을 실현하기 위해 절제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 <돈>, 보도 섀퍼 저
보도 섀퍼의 <돈>은 이미 짐작하고 있었지만, 비단 돈과 부에 대한 책만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성공적인 삶의 태도에 대한 지침이라고 봐야 맞을 것 같다. 책의 서두에서는 돈이 곧 행복은 아니지만 얼마나 행복에 필요하고 중요한 수단인지에 대해서 말한다. 돈에 대한 신념을 바꾸는 것에서부터 곧 저축과 절제의 중요성―아무리 큰 돈을 벌여들어도 이 두 가지가 없으면 빚더미에 올라앉을 수 있다. 수입에 맞게 소비가 늘어나지 않도록 늘어나는 소비의 50%는 무조건 저축하라―을 역설하고, 경제적 자유의 중요성과 그 자유를 얻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물론, 재테크 초보에게는 충분히 구체적이지도, 현 한국의 상황에 아주 맞지는 않을 수 있다.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책을 읽으며 공감을 하기도 했고 위로를 받기도 했는데, 특히 요즘 실수가 잦은 직장인으로서 이 일화가 좋았다. IBM의 창시자인 왓슨 시니어에게 누군가 '회사에서 인정받고 승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그가 "실수하는 횟수를 두 배로 늘리"라고 대답했다는 것. 저자는 이어서 말한다. 성공으로 가는 길은 실수를 통해 열린다고.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앞으로 나갈 수 있을 때 비로소 삶은 모든 가능성을 우리 앞에 펼쳐 보인다고.
마지막 상담자에 대한 부분은 크게 공감이 가거나 따라서 실천하기 어려울 것 같기는 했으나, 읽으면서 무사안일주의인 나로서는 양심에 찔리기도, 또 현재의 직장과 삶의 태도에 개선이 필요한가 진지하게 스스로 추궁해볼 정도로 저자의 확신에 찬 말 하나하나가 귀하게 와닿았던 책이다. 곳곳에 재미있는 우화가 있는 것도, 이해하기 쉽도록 일화나 예시를 풍부하게 든 것도 좋았다. 당신이 가고 싶은 자리에 이미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조언에 귀 기울이지 말라는 것,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가져옴으로써 권한 역시 남에게 이양하지 말라는 것, 자책으로 자신을 무너뜨리지 말고 성공일지를 쓰라는 것 등등 참고할 만한 지침들이 많다.
오랫동안 읽어야지 생각만 해둔 책을 드디어 읽게 되니 채무를 갚은 것 같이 속이 시원하다. 이 책을 시작으로 꾸준히 재테크 서적을 하나하나 읽어나갈 계획이다. 그동안 너무 안정성 100% 상품에만 관심을 기울였으니, 꽤 안전하면서 수익성이 있는 상품도 공격적인 투자에도 관심을 가져보려고 한다. 배울 것이 끝이 없다니 인생은 참 재밌다.
행운의 구성요소는 다음과 같다.
♣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 기회를 알아본다.
♣ 빨리 결정하고 곧장 실행한다.
― <돈>, 보도 섀퍼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