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고 생각했다.
이 정도면 그럭저럭 괜찮다고.
내 마음을 잘 다독이며 지금껏 잘 살아왔다고.
적어도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진.
우리 집 앞은 산이다. 그다지 높지 않은 야트막한 산이지만 이름 모를 새들의 소리가 끊이질 않고
공기는 그야말로 최고다.
그런 산속에 비바람이 불어 닥치면 나무들은 사정없이 흔들린다. 비바람 때문에 나무가 흔들린다는 것을 알지만 그 소리는 무섭기까지 했다.
내 마음이 그랬다. 잔잔한 호수 같은 내 마음에 돌덩이가 날아들어 마음을 온통 휘저었고 한번 흐트러진 마음은 제자릴 잡기가 힘들었다.
사고가 나기 전엔 그냥 지나칠 수 있었던 말들이
지금은 가슴에 못으로 박혀 마음을 사정없이 후벼 파고 있었다. 쉽게 화가 났고 그 화는 눈물로
이어졌다. 나 스스로가 가여웠다. 망가진 몸과 고장 난 마음이 불쌍했다.
다친 손은 어떻게 해도 되돌릴 수 없지만 마음은 잘 다독이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하나도 괜찮지가 않았다.
그저 열심히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며 살아왔는데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난 건지 화가 났고 분한 생각도 들었다.
이제 내 나이 반백살인데 고장 나버린 내 마음은 어떻게 고쳐야 할까.
밴드하나 붙인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 앞으로의 삶이 아니 내가 붙들고 가야 할 내 마음이 점점 사막처럼 황폐해지는 것 같아 서글퍼지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