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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쿄효니 Mar 21. 2018

#1-7. 나홀로 뉴욕, 가십걸의 세상에 풍덩

[여자혼자미국횡단여행]

나는 여행에 대한 동경이 별로 없는 사람이었다.

10대 때 꿈꿔 왔던 나라는 일본이었고, 한국을 떠나 일본에서 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내게는 해외 생활이기 때문에, 한국과 일본을 떠나 다른 나라에 여행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그다지 크지 않았다.


그랬던 내가 한 때 많은 소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바로 그 미국 드라마 '가십걸'에 푹 빠지게 되면서 이야기는 달라진다.



뉴욕의 청담동 어퍼 이스트 사이드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인데, 주인공들이 고등학생일 때 부터 시작된 게 마지막에는 결혼 후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로, 하나의 인생 드라마를 만드신 인기작. 시즌6 최종회를 방영하기까지 무려 5년이나 걸렸단다.  (너무 유명해서 설명도 필요 없을 듯)

 

2012년에는, 당시의 뉴욕 시장이 촬영장을 방문해 뉴욕의 경제효과와 이미지 향상에 공헌했다며 평가를 했을 정도였다는 데, 나 또한 바로 그 드라마의 막대한 영향력을 제대로 받았다.


뉴욕에 간다면, 가십걸의 촬영지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 꼭 한번 가봐야지.


뭐 어때, 나 혼자 하는 여행인데.

오늘 하루 어디를 돌아다닐지, 몇 군데를 돌아다닐지, 무얼 보고 무얼 느낄지.

혼자 하는 여행의 좋은 점은, 모든 걸 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



그래 바로 여기다.

블레어와 친구들이 점심시간이 되면 커피를 사들고 마시던 그 장소.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이 날은 일정이 빼곡했기에 미술관 안은 구경하지 못하고, 그저 이 장소에 와 보기 위해서 여기까지 왔다.



감회가 새롭다.


혼자 하는 여행의 단점이 하나 있다면, 아 이 기쁘고 들뜬 마음을 공유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혼자가 아닌 둘이었다면, 방방 뛰고 난리가 났을 텐데.



아마, 블레어와 세리나 그녀의 친구들은 이 풍경을 보며 커피를 마셨을까.





반가운 재회


뉴욕에서의 첫날 밤, 'I'm in NewYork~~~~' 이라며, 신이 나서 타임즈 스퀘어의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신기한 연락이 왔었다.


전 직장에서 같은 프로젝트에서 일했던 매니저로 부터였다.


출장 때문에 뉴욕에 와있어. 같이 저녁 먹자.



혼자 하는 여행은 이렇게 예상치 못했던 즐거운 만남도 있다.

설마, 일본도 아닌 뉴욕에서 전 직장 사람을 만날 줄이야.



나보다 1년 정도 먼저 회사를 그만두고 외자계 제약 회사로 전직한 선배.

전직 후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들어보니, 매년 두 차례 한 달씩 뉴욕에 머문다고.


영어가 얼마나 능숙하던지, 병아리 영어에 혼자 온 여행 때문에 그동안 제대로 먹지도 못했는데, 선배 덕분에 뉴욕의 인기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저녁과 시원한 맥주를 즐겼다.


한 때 같은 팀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고, 컨설팅 펌을 그만두고 사업회사로 전직이라는 커리어 체인지 방향도 같았기에, 공통화제도 많고 너무 즐거운 식사 시간이었다.


어디, 뉴욕에서 가보고 싶은 데 있어?
웬만한 데는 다 둘러봤는데, 꼭 굳이 말하자면, 뉴욕 야경을 아직 안 봤어요.
근데 탑오브더락은 다녀와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갈까.
사실 이번에 가면 세 번째인데, 모처럼이니까 가자.




선배에게는 세 번째 풍경이겠지만, 내게는 생애 첫 뉴욕의 야경.


그리고 여기도 물론 가십걸의 유명한 촬영 장소라는 사실에 가슴이 벅차오르는 나.



웨딩슈즈 찾느라 바빠서 결국 가보지 못했다는, 그 유명한 자유의 여신상이 저어기 보인다.



선배, 고마워요.


별보다 빼곡한 빛, 화려한 뉴욕의 야경과, 추억이 가득 담긴 좋은 재회가 있었던 하루.



※참고로 이 사진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86층 전망대에서 찍은 건데, 102층 최상층 전망대까지 돈 더내서 보러 갈 필요 없다. 102층은 좁고 야외가 아니라서 사진도 별로고 돈만 버렸음.


(이 여행은 2017년 겨울에 제가 혼자 다녀온 미국 여행기입니다)




Instagram.

도쿄 생활과, 나이를 거꾸로 먹은 비글 한일 부부 일상, 틈만 나면 떠나는 여행을 사진으로 담습니다.


Brunch.

동경에서 대학을 졸업 후, 컨설팅 펌에서 4년 근무, 현재 일본 미디어 기업에서 기획&마케터로 일합니다. 주말에는 도쿄 내 카페를 돌아다니거나, 긴 휴가 때는 남편과 함께 여행 다니면서, 천생 YOLO라이프를 즐기고 있습니다. 일본 유학, 일본 취업, 청춘 멘토링, 여행기등 잡식 주의 글쟁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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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시절부터 시작한 블로그. (요즘은 업데이트가 드물지만, 가끔 소통위주 포스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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