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리뷰] ‘한’이 방아쇠로 작동하는 ‘킹덤: 아신전'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인기몰이를 할 수 있게 만든 가장 큰 일등공신은 ‘킹덤’이었다. 비단 ‘킹덤’의 인기는 한국이 다가 아니었다. 해외 시청자가 조선의 ‘갓’의 매력에 푹 빠지게 만든 것도 ‘킹덤’의 순기능 덕이었다.  

   

이런 넷플릭스의 인기 콘텐츠 ‘킹덤’의 프리퀄 격인 ‘킹덤: 아신전’이 공개됐다. 본 리뷰에선 ‘킹덤’에서 생사역이 어떻게 창궐하는가를 보여주는 ‘역학관계’를 중점으로 짚고자 한다.     

‘킹덤’의 사건이 발발하는 원인은 ‘경제적 박탈감’이었다. 해원 조씨 가문이 조선의 실세로 등극할 때, 민생은 왜란의 발발 이후 국가 권력 기관으로부터 돌봄이 배제되다시피하는 박탈감에 시달려야 했다.      


오죽하면 시신을 국으로 끓여 허기를 달래야만 했을까. 문제는, 굶주린 백성들이 먹은 인육이 생사역에 감염돼 사망한 이의 인육이었기에 대규모 사달이 벌어졌다. 생사역으로 인한 사달은 결국 해원 조씨 가문에게까지 큰 화를 입게 만들었다.      


만일 백성들이 인육을 먹어야만 했을 정도로 기근, 물질적인 박탈감에 시달리지 않았다면 굳이 죽은 사람을 국으로 끓여 먹지는 않았을 테고, 그랬다면 ‘킹덤’에서 생사역은 대규모로 확산되지 않고 생사역에 감염된 왕 하나에만 국한됐을 것이 분명하다.      


백성의 경제적 박탈감이 민생을 잠식하지 않았다면 해원 조씨의 권력도 장기화됐을 텐데, 백성의 박탈감이 결국엔 해원 조씨 세력의 청산으로 이어지는 방아쇠로 이어졌음을 ‘킹덤’을 통해 목도한 바 있다.     

‘킹덤’에서 일어나는 사달의 방아쇠가 ‘박탈감’이었다면, ‘킹덤: 아신전’의 주된 사건을 전개하게 만드는 모티브는 ‘한(恨)’이다. ‘킹덤’속 백성들의 경제적 박탈감을 광의적으로 조망해도 ‘한’으로 볼 수 있지만, ‘킹덤: 아신전’의 모티브는 조선 백성의 한이 아닌 성저야인의 한이 작동해 일어나는 사달이다.     


성저야인은 조선에 귀화한 여진족을 뜻하는 용어다. 성저야인은 조선에 귀화했으니 조선 백성의 대우를 받아야 하지만 조선의 권력자와 백성들로부터 차별대우를 당하는 설움을 겪는 조선의 ‘2등 백성’이다.     

 

‘킹덤: 아신전’에서 주요한 사건이 벌어지게 되는 동기는 성저야인이 겪는 2등 백성이라는 마이너한 정서와 ‘한’이 결합해 발생한다. 조선 백성이 기근을 겪지 않았더라면 ‘킹덤’에서 벌어질 주요한 사달이 어느 정도 예방되었을 것처럼 ‘킹덤: 아신전’에서 ‘한(恨)’이 작용하지 않았다면 조선 북방에서 생사역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킹덤: 아신전’의 주인공이 성저야인이라는 조선의 2등 백성이라는 설정임에도 생사역이 벌어지게 만드는 사연에 동감하게 만드는 요인은 바로 ‘한(恨)’이다.


미디어스 

사진: 넷플릭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