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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in Jan 08. 2020

무슬림 남편과 살고 있어요

이슬람교에 대한 진실과 오해. 저는 그런 거 잘 몰라요

우즈베키스탄 사람이자 모태 무슬림으로 태어난 내 남편.

시댁 집안 전체가 이슬람교를 믿지만 그중 기도를 안 하는 분도 계시고

증조할아버지 때까지만 해도 술을 드셨었다고 한다


우즈베키스탄에 가면 무슬림이 대부분인데

모두가 꾸란(예언자 무함마드가  알라에게 받은 계시를 구전으로 전하다가, 기록한 기록물들을 모아서 집대성한 책)에 나온 법을 지키고 사는 건 아니다

술을 먹는 사람도 있고 외국인과 결혼하거나 외국생활을 하면서 돼지고기를 먹기도 하는데 그들은 무슬림이 아닌 것이 아니라 잘 안 지키는 무슬림인 것이다

내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무슬림 스스로가 본인이 더 이상 무슬림이 아니라고 마음속으로든 입 밖으로 든 이야기할 때 그는 무슬림이 아닌 것이 되는 것이고 어떤 무슬림이 너는 무슬림이 아니야라고 말하면 본인에게 그 죄가 돌아온다고 한다


남편의 할아버지 할머니는 집안의 큰 우환으로 절실한 무슬림이 되었다고 하는데 그 이유로 남편은 모태 무슬림으로 태어났다

반면 나는 무교였다

우리 집은 제사를 지내는 집안이었는데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큰집의 큰어머니의 뜻대로 절대신 기도를 하는 것으로 바꾸려 하자 식구들 간에 싸움도 있었다

또 종교로 인해서 싸우는 이야기들을 인터넷이나 어딘가에서 접할 때면 무언가를 믿는 사람들은 다 저런 건가 싶었다

어떤 한 신을  믿는 사람으로서 서로 싸우고 남이 믿는 신을 비판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현재의 평화로운 무교의 삶이 낫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렇게 30년 가까이 삶을 살다 알라라는 신을 절실하게 믿는 남편을 만난 것이다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은 같은 종교의 사람과 결혼해야 되는 법이 있다

무슬림이 아니라면 개종을 해야 되는 법이다.

남편은 이 때문에 나와 헤어지려고 했지만 나는 그 당시 알라를 믿겠다고 말했고 사실 알라를 믿기라기보다

남편이 너무 좋아서 남편을 믿었기에 그렇게 말했던 것이었다

남편이 믿는 종교는 나도 믿을 수 있겠지 하는 단순한 생각으로 말이다

그렇게 나는 사원에서 이맘님과 증인들과 함께 결혼을 약속하며 결혼을 하였다

그곳에 계신 이맘님께서 나의 무슬림 이름을 지어주셨고 시댁에서 나를 부를 때는 그 이름으로 나를 부른다

나도 무슬림인 것이다


사실 이 말을 하기가 힘들었다

한국인으로 한국에서 살아가면서 저는 무슬림입니다 라고 말하면 좋게 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걸 안다

친한 친구들도 나를 이해하지 못했으니 나를 이해해주는 건 우리 부모님 뿐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종교도 자유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먹고 싶은 음식을 먹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는 건 개인의 자유이고 누구를 믿는가도 개인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세상이 아닌가

나는 남편이 좋으니까 남편이 믿는 알라를 믿기로 한 것이고 남편과 이태원에 갈 때면 사원도 가고 이슬람에 관련된 책도 가끔 읽는다


무슬림은 테러리스트이다

아내를 여러 명 둘 수 있다

남자와 여자를 차별한다

등 등 여러 이슬람에 관련된 안 좋은 말들이 많은 걸 알고 있다

나 역시 결혼 전에 많이 들었던 이야기들이고 나 또한 걱정을 했던 부분이었다

내가 그 당시에 걱정을 한 것은 지금 돌이켜보면 남편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고 이슬람교를 모르기 때문에 나쁜 이야기만 들으니 나쁜 것만 보였다고 생각한다

무슬림은 테러리스트라고 하면 남편은 테러리스트이고 나도 이제 테러리스트이다

하지만 내가 본 남편은 소심하고 어른들께 예의 바른 평범한 아빠 중에 한 사람이고

나도 남편을 만나 부모님께 효도하고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그렇게 살고 싶어 진 한 사람이 되었다


아내를 여러 명 둘 수 있다는 말에 대해 알게 된 사실은 무슬림 남성은 네 명의 아내를 둘 수 있고 아내들에게는 물질적인 게 있다면 무조건 똑같이 나눠줘야 한다고 한다. 결혼을 하지 않은여자들도 상관없지만 결혼을 하여 미혼모가 되었거나 과부가 된 여자와 결혼할 경우는 더 큰 축복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힘든 여성을 돕기 위한 수단으로 4명의 아내를 두는 것이고 그녀들을 돕는 것이 아닌 똑같이 잘해주지 못한다면 오히려 벌을 받게 된다고 한다

그녀들을 보살피라는 이유에서 이런 법이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이슬람 법이 쓰여있는 꾸란은 처음 만들었을 때부터 그대로 전해져 내려와 이 법이 아직 적용되고 있는 것이고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은 고전적이라며 말이 안 되는 말이라고 하는데

시대에 따라 입맛에 따라 법이 바뀌었다면 나는 더 종교를 불신했으리라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이 법이 마음에 든다? 이런 건 아니다

내 남편이 갑자기 부자가 되거나 명예를 얻게 돼서 아내를 둔다면

당연히 이혼이다

하지만 내 남편이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난 믿기로 한 것이고 그래서 결혼한 것이다

농담 삼아 이런 이야기를 할 때면 나도 남자를 여럿 둘 거라고 이야기한다 그냥 그렇게 말하면 그뿐이다

그러면 남편은 여자가 그러한 법은 없으니  더 언짢아하고 싫어한다

그런 사람이 아내를 여럿 둘 수 있을까

그리고 남편이 부자가 될 동안 나는 돈을 더 많이 벌면 그만이다


남자와 여자를 차별하는 것도 나는 별로 느끼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여자를 보호하려는 이유로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남자들은 사원에 별다른 일이 없으면 금요일에 가서 기도를 한다

여자들은 보통 사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기도를 한다고 하는데 매일같이 사원에 가서 기도하지 않아도 되고

이런 게 남녀차별이라면 차별일 것이고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된다는 가르침에 남편은 나에게 돈을 벌어오라고 강요도 하지 않는데 남자는 일을 하고 여자는 가정에 충실해야 된다는 이것도 차별이라면 차별이다

하지만 나는 더 열심히 직장생활 중이고 서로 바쁘기에 집안일을 그렇게 할 수가 없다

남편이 언제든 일을 그만둬도 괜찮다고 말할 때마다  집안일을 잘 못하는 것에 미안할 때가 많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살림을 도맡아 해 주시는 시엄마에게 잘하는 것이다

이슬람법이 어떻든 사람마다 상황과 처지가 다르고 이런 시대에 살고 있으니

그냥 넘어가는 것도 많다

그렇게 본다면 남편도 꾸란의 모든 법을 다 지키지 못하는 무슬림이다

남편도 그런 사실을 잘 알기에 평소에 도 열심히 일하고 기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란에는 무수히 많은 규칙과 법이 적혀있다

이 법을 모두 지키고 사는 무슬림이 몇이나 될까

아주 어려운 일이라 생각한다

자신이 천국에 갈 거라고 단정 지어 말할 사람도 아무도 없다

남편이 100프로 꾸란의 법을 다 지키지 못하듯

내 남편과 다르게 다른 무슬림들은 어떤 식으로 가족을 대하고 어떤 법을 지키고 덜 지키고 못 지키고 다 다른 것이다

하지만 모든 법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입맛대로 해석하고 믿는 것이 잘못된 것이고  그것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에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무슬림 남편과 살면서 불편한 것도 있다

하루 다섯 번 기도하는 것 때문에 외출해서도 기도시간이 되면 기도할 수 있는 조용한 곳을 찾거나 외출할 때 시간을 보고 기도시간까지 집에 있다가 기도를 하고 나가야 된다

기도할 때 기다려야 하는 것도 급할 땐 가끔 짜증이 날 때도 있다


나는 이슬람교를 믿는 남편과 살고 있어서 이슬람교에 알게 모르게 더 많이 알게 된 것이고 남편이 포악하고 위선자에 여자를 무시하는 사람이었다면 내가 제일 먼저 이슬람교를 비판했을 것이다

사실 이런 이야기들은 이슬람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겐 씹기 딱 좋은 이야깃거리라 이런 글을 쓰고 싶지 않았다

나 자신을 신경 쓰기도 바쁜 삶을 살고 있고

나는 엄청 착한 사람이 아니어서 천국이 있으니 다 같이 천국에 가자며 믿으라고 말하는 사람도 아니다

또 이슬람교의 좋은 이미지를 주려고 누군가에게 이슬람교를 믿게 하려고 나는 글을 쓴 것이 아니다

무슬림과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고 별다를 거 없이 천주교든 불교든 기독교든 힌두교든 어느 하나의 신을 믿는 사람인 내 남편이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이고 나는 충분히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사실 나는 개종은 했지만 히잡을 쓰거나 하루 다섯 번의 기도를 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내가 개종을 하고 변한 것은 술과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것이다

나는 술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었고 고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고기를 안 좋아한다고 말하면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겠지만

고기를 먹으면 속이 메슥거리고 느끼해서 소시지나 베이컨 같은 것만 먹었지 다른 고기는 고기 굽는 냄새도 나고 공기도 안 좋아져서 잘 먹으려 하지 않았다 병원에서는 철분이 많이 부족하다며 고기 좀먹으라고 할 정도였다

그래서 돼지고기를 안 먹는 건 별로 힘들지 않았다 문제는 한국음식엔 돼지고기가 많이 있다는 것

그래서 항상 돼지고기 성분을 보고 먹어야 했고 그것이 처음엔 많이 불편했다

지금은 익숙해져서 안 봐도 대충 돼지고기가 있겠다 느낌이 오지만 말이다


20대를 술과 함께 보낸 나는 술 때문에 남자 친구와 헤어진적도 있었다

평생 못 고칠 것 같던 내 고질병이

남편과 살고 이제 아이까지 있으니 더 먹을 일이 없게 되었다

남편과 다투면 가끔 술 생각이 나기도 했지만 술을 먹으면 남편에 대한 배신이라는 강한 느낌 때문에 나는 술을 먹지 않는다

저축할 돈 한 푼 모으기 어려운 이때에 남편과 내가 술까지 마셨다면 미래는 안 보였을 것 같다

내가 술을 끊은 것이 우리 부모님이 사위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남편은 나에게 무슬림이니까 이렇게 하라는 둥 저렇게 하라는 둥 나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30년을 종교 없이 살던 내가 절실한 신자가 되는 것이 무리라는 걸 남편도 알고 있다

그래서 남편은 이태원에 데이트 가면 한 번씩 사원 구경을 시켜주고

집에서는 꾸란에 좋은 구절이 있으면 덕담처럼 이야기를 해준다

좀점에 이야기했듯 나는 아직까지 법을 잘 지키지 않는 무슬림인 것이다

하지만 나는 점점 이슬람교에 대해 좋은 면을 보게 된 것이다


아이를 낳으면 무슬림 아이로 키우는 게 싫지 않냐는 사람들의 말에

아이에게 종교도 선택권을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남편처럼 태어나서부터 무슬림인 사람은 다른 종교에 대해 알지도 못한 채 무슬림이 된 것이고

내 딸은 믿거나 믿지 않거나 자유를 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생각보다는 무슬림으로 살아가기에 한국은 아니야 라는 생각을 강하게 하게 되었다

아빠가 절실한 무슬림이고 이제 나도 무슬림인데 아이는 다른 종교를 갖는 것도

그렇게 되면 남편이 절실하게 믿는 이슬람교를 부정하는 것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요즘같이 나쁜 일이 많이 일어나는 무서운 시대에 내가 살아온 20대처럼 내 딸이 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 나는 그랬고 딸은 안된다가 아니라 내가 그렇게 살아보니 별로더라 라는걸 말하고 싶다


나는 남편에게서 단지 좋은 면을 보고 단순히 좋은 건 나도 좀 배우고 싶고 아닌 건 이건 아니지 않나 하면서

서로에게 맞추면서 배워나가는 중이다

나는 이런 마음으로  오늘 하루도 최선을 다해 행복하게 사는 중이다


종교, 국적, 나이 불문하고 사람은 사람마다 다 다른 것이다.

누군가 한 사람의 잘못으로 그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나쁜 의미를 부여하거나

다 그런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나에게 무슬림 남편과 사는 것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사람들에게 꼭 말해주고 싶었다

그가 무슬림이든 아니든 사람마다 다 다른 것이라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사는데 어떻게 하나같이 다 맞아떨어져 편한 삶을 살까

불편해도 좋은 점 하나씩 찾아가면서 그렇게 살아가는 게 서로 편한 삶이지

이렇게 말하면서도 우리도 아주 자주 다툰다 

하지만 이 다툼도 일반 가정에서 하는 다툼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종교를 믿는 건 그 누가 강요한다고 믿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 누구도 강요할 수 없으며 모든 선택의 책임은 오로지  본인이 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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