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곁의 문화와 우리의 것

첫 번째 톺아보는 글

by 토파보기 topabogi


다음 주 할로윈 데이를 앞두고 거리 곳곳에서 호박과 박쥐 등의 장식이 쉽게 눈에 띈다. 해가 갈수록 이 유흥 문화도 대한민국에 꽤나 익숙해졌나 보다. 주말이 되면 홍대와 이태원 거리에는 분장을 하고 나서는 사람들로 가득 찰 테니까 말이다. 뉴스 기사에서도 할로윈을 맞아라며 우리의 할로윈은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아이들이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을 외치며 사탕을 달라고 하는 풍경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집에서 가족들과 잭 오 랜턴을 만드는 것도 아니다. 미국의 할로윈이 추수 감사절의 의미와 이민자들의 지역 축제에서 발전하고 지금의 문화로 자라 잡았다면, 우리는 표면적인 놀이문화를 모사하고 있다. 이것이 타문화의 수용이 어딘가 어긋난 우리의 현실이다.


발렌타인데이가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주는 날 정도로 해석되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모두가 문화 전문가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문화가 자본주의의 마케팅 속에서 그 좋은 의미를 드러내기보다는 소비를 유도하기에 바쁘기 때문이다. 또, 우리는 우리 것을 보살피기보다 서양 또는 타문화를 먼저 챙기는 것이 당연시될 수 있다. 어쩌면 이미 그렇게 자리 잡았는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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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걱정만 한 보따리 늘어놓은 첫 번째 글이 되었다. 수많은 문화가 혼용되어 있는 한국의 현 문화지도 속에서 조금이라도 한국적인 것, 전통미가 있는 것, 우리 것에 대하여 앞으로 얘기하고자 한다. 남의 것에 너무나도 강력하게 면역력이 생겨 우리 것이 잘 통할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세련된 것은 우리의 역사가 증명해줄 것이다. 산업화 시대에 물밀듯이 밀려들어온 서구의 문화와 디자인이 그땐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다면, 지금은 분명히 다르지 않은가. 충분히 우리 것으로 우리의 멋을 살려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은가.


우리를 둘러싼 모든 곳에 한국의 것이 있다. 백의 미, 오방색, 유려한 곡선은 국경일에만 유의미한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젊은 세대들에게 이러한 가치를 스스로 가치 있다고 말할 수 있게 얘기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