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별 보러 가지 않을래?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by 정새봄


4년 전 몸이 이상했다. 손 저림이 어쩌다 오는 것이 아니라 24시간 내내 저렸다. 처음에는 큰 병이 있는가 싶어서 덜컥 겁이 났다. 하지만 우리 몸은 신기하게도 금방 적응해 버린다.



몇 개월 동안 나는 그 손 저림을 방치한 채 그냥 살아갔다. 짜증도 부쩍 늘었다. 한겨울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서 그런 것이겠거니 했다. 겨울방학을 이용하여 따뜻한 남쪽 나라에 일주일 정도 다녀오면 나의 손 저림도 끝나리란 기대감을 품고 여행을 떠났다.


사이판에 도착한 그날 실망스럽게도 그 무서운 증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비행과 여독으로 인해 오히려 더 심해졌다. 여행에 집중할 수 없었고, 그때의 여행이 솔직히 기억나지 않는다. 남은 건 사진과 기념품들로 그때를 추억할 뿐이다.


그 사진 속에서 유난히 충격을 받았던 광경이 있었다. 그것은 별빛 투어에서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을 바라보며 사진 기사님이 시키는 대로 포즈를 하는 낯선 여자를 발견한 것이다. 한동안 나의 몸을 그렇게 적나라하게 본 적이 없었다. 검정 원피스를 뚫고 비집고 나온 살들. 얼굴은 화가 나 있었고, 남편을 능가하는 체격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살아온 성적표라는 생각이 그 순간 들었다. 자존감이 바닥을 쳤다.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더는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다짐했다.



다음에 반드시 별빛 투어 그 자리에서 변한 모습으로 다시 사진을 찍겠노라고.... 그렇게 다짐을 한 후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뼈를 깎는 고통의 시간이 흐르고 건강도 호전되고 다이어트에도 성공하면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이 남편에게 여행하자고 제안하는 것이었다.



“신랑, 나랑 별 보러 가지 않을래? ” 남편은 나의 무심코 던진 질문에 평소와는 다른 말로 대답을 했다.

“그래, 한번 갈 때도 됐지. 사이파 가서 별 한번 볼까?”라고 대답했다. 남편은 집을 너무나 사랑하는 집돌이다. 어떻게 내 마음을 읽었는지 모르겠다. 그해 겨울 다시 찾은 사이판은 너무 예뻤고, 우리는 신혼여행을 가는 신혼부부처럼 설레고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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