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미안해~
엄마가 2002년 월드컵이 열리던 해에 숙박업을 시작하셨다. 그전에 안 해본 일이 없던 엄마에게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식당운영 중이셨을 때 단골손님이었던 여관 사장님들의 말을 들으시다가 좋은 매물이 나왔다는 대화를 듣고 바로 계약까지 진행했다.
그동안 김사장이 건물을 올렸네. 박사장이 여관을 몇 개 더 운영 중이네 하면서 부러움의 대화들을 들으면서 언젠가 기회가 되면 숙박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으셨단다. 다행히 첫 스타트가 나쁘지 않았다. 안양에 위치했던 여관은 성업 중이었고, 손에 물마를 날이 없었던 엄마에게는 숙박업은 그야말로 쉬운 편에 속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큰 단점은 밤낮이 바뀌어서 생활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이야 엄마는 장사가 되든 안되든 시간이 지나면 간판불을 끄고 숙면을 취하신다. 하지만 첫 시작부터 한동안 그 잠의 불균형으로부터 항상 노출되어야 했다. 밤과 낮이 바뀌니 항상 정상 체중이었던 엄마는 붓고 살이 찌기 시작했다. 그 영향으로 관절 마디마디 성하지 않은 데가 없었다. 먹는 관절염약만 해도 가짓수가 어마어마했다.
그런 엄마를 보며 나는 항상 악순환에 고생하는 엄마에게 그 약 때문에 붓는 것이니 줄이면 안 되겠느냐. 운동을 더 열심히 하는 게 좋겠다는 둥 말도 안 되는 참견과 잔소리를 했다.
그러다가 어느덧 내가, 근육 부자인 내가, 어깨결림과 골반뼈 통증으로 정형외과를 찾는 나이가 되었다. 전에 없던 통증에 놀라고 치료하면서 말도 못 하게 아픈 통증을 겪으며 내가 너무 쉽게 뱉었던 말들에 엄마에게 미안해지기 시작했다.
병원을 나서면서 제일 먼저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 나 지금 어깨랑 골반뼈 아파서 병원에 왔는데 엄청 아파! 엄마는 어떻게 참았대? 이 아픈 것을?" 이렇게 말하는 나에게 엄마는 오히려 나를 더 걱정해 준다. "아이고~ 어쩐다냐, 이제 슬슬 아플 나이가 되는갑다. 몸 관리 잘하고 선생님이 하라는 거 잘 지키고 그래."
세상 모든 일이 자신이 직접 겪어보지 않고서는 모른다. 어설프게 알고 말했던 지난날의 나한테 그냥 조용히 앉아서 아픈 엄마 넋두리 좀 옆에서 조용히 들어주고 공감해 주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