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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23. 2019
[왕비재테크 비밀] 방학 때 한국 들어오지 마라
19.09.23
방학 때 한국 들어오지 마라
내 딸 승현아.
벌써 대학 2년차네.
얼마 전 등록금을 내면서 느낀 건
시간 참 잘 간다. 돌아서면 방학이고
잠깐 뒤면 등록금 납부 기한이네.
그래도 은행이자 갚아가며
부동산 대출 내어 널 공부시키면서도
이렇게 믿는다.
건물 물려주는 것보다는
지식과 지혜, 즉 머리에 투자하자.
그 시간이 벌써 이십 년 하고도 일 년.
늘 황금 천 냥보다 배우는 게 훌륭하다 생각하기가
이렇게 긴 시간이 흘러
엄마 꿈대로 네가 미국에서 고등학교 졸업하고
이제 대학을 원하는 대로 가니
그래도 무지한 엄마가 옳고 그름은 무엇인지 안 것 같다.
지식과 지혜는 참 값진 것이거든
그러니 차곡차곡 쌓아 둬라.
책 읽고 공부하고 고전을 읽고
훌륭한 교수님 아래서 배우고
세계 5개 국어는 섭렵해라.
추가로 라틴어를 배워 좀 더
깊이 있는 원서를 번역본 대신 읽어 주길 원한다.
엄마도 가을에 시작하려 한다.
암튼 승현아. 배워 둬라.
너를 탄탄하고 단단하게 해주는 일들이다.
술 쳐드시면서 삼삼오오 몰려다니는
질 낮은 친구들은 경계하고
그 학교가 좋다고 친구들 수준이 다 높은 건 아니란다.
네 삶을 바꿔줄 친구를 사귀거라.
더불어 친구, 선배, 교수님, 후배
사람사이의 관계를 중시해라.
늘 입을 닫아라. 모기 들어간다.
듣는 걸 즐기면 네 부족함을 쉬이 알리다.
대학원 가기 전에 지금 대학에서
순간의 청춘들이 될 하루를 살아라.
무엇이든 해라.
기숙사 밖을 나와라.
엄마는 돌아갈 수 없는 시절,
그 시절 엄마는 책보다 돈을 버는 일에 바빴다.
내 삶이 부끄럽지는 않지만 무식은 부끄러운 거다.
젊은 나이에 노는 건 위험하다.
스스로 혼자 있을 때 부끄럽지 않길 바란다.
스스로 지혜로운 사람이 되라.
배우는 것에 아쉽고
배우는 일에 미칠 것 같은 호기심으로 살아라.
책은 죽는 시간까지 읽어야 한다.
엄마의 소원도 돈 버는 시간을 빼
읽고 싶은 책 실컷 읽는 게 꿈이건만
꿈을 이루는 건 쉽지 않단다.
학교에서도 기숙사에서도 도서관에서도 책을 들고 살아라.
사람에게는 짐승과 다른 도리라는 게 있다.
성인이 되는 길이란다.
그 도리 중 하나가 배우는 일,
맥을 짚는 일을 하기 위해 가려 읽어라.
아무 책이나 읽으면 위험하다.
쉬어가거나 내려놓거나 하기엔, 청춘이 짧다.
세상이 어지럽다.
그러니 정신 차려 기억해라.
1. 20년 동안 네가 읽었던 책의 리스트를 만들어라.
2. 대학에선 독서실에 파묻혀 지내라.
3. 어떤 일이든 변명하지 마라.
4. 쓸데없는 일에 에너지 쏟지 마라.
5. 살은 시간 내서 빼라.
6. 친구들과 짬짬이 누려라.
7. 5개 국어가 모국어가 되어야한다.
8. 주말이면 도시로 나가 즐겨라.
9. 선배들과 서클활동을 시간 내 참석해라.
10. 방학 때 한국 들어오지 마라.
지금 습관을 잘 잡아라.
그리고 십년 뒤에 넌 정말 다른 인물이 되어있어야 한다.
그러니 올해부터는 방학 때 한국 들어오지 마라.
너는 너만이 할 수 있고 해낼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다.
반드시 찾아라. 대학에서.
세상에 정해진 건 없다.
편하고자 하면 종이나 노예가 되어야 됨은 자동이다.
어떤 순간도 소홀하지 말고 어떤 찰나도 놓치지 마라.
누군가에게 인정받으려 하지 말고
네 스스로 너를 찾아라.
애석하게 자본주의가 팽배하고 있음을 잊지 마라.
승현아, 이번에 가면 한국에 들어오지 마라.
아주아주 오랫동안 거기서 네 할 일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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