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는 12월이다!
퇴근하기 전 책상 위의 달력을 모두 12월로 넘겼다. 모니터 위의 손바닥만한 달력과 파티션 위의 자석보드 형태로 된 만년 달력, 그리고 책상 위의 탁상 달력까지. 다음주에 출근을 하면 12월이니 며칠 먼저 넘겨두어도 괜찮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한 주 정도 미리 준비하려고 계획했지만 결국 마감에 임박하여 한 해를 정리하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내년에 제출할 때 필요한 자료를 머릿속에 남아 있을때 다음주에 정리해야겠다. 미리 해 두면 나중이 편리하긴 하지만, 정리할때의 기억과 이유를 떠올리기도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내년에 이 일을 다시 하고 있을 나를 믿어야지.
일기예보에 다음주 수요일이면 아침에 영하 9도, 낮에도 영하권인 날씨가 찾아온다. 겨울이다. 낙엽은 한 주 사이에 다 떨어질테고 가지만 남아서 겨울을 지낼 것이다. 아침 저녁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았지만 머리카락을 반대로 넘길만큼 돌풍은 지나갔다. 꺼내놓은 장갑도 다음주면 더 필요할 것이고, 빨리 차가워지는 귓볼을 위해서 귀에 쏙 들어가는 인이어 형태의 이어폰도 귀를 덮는 헤드폰으로 대신해야 할 것 같다. 올해 처음으로 개봉한 휴대용 사이즈인 30ml의 록시땅 버베나 핸드크림은 벌써 반이나 써써 홀쭉해졌다. 올 겨울은 가지고 있는 다른 향이 나는 핸드크림을 부지런히 써야겠다.
매년 몇 권씩 받게 되는 스타벅스 다이어리는 올해 완전히 흥미를 잃었다. 담요를 받으려고 보니 스타벅스의 상징인 녹색은 기회가 없어서 하늘색을 다음주에 예약해 두었다. 다이어리보다는 오래 곁에 두고 쓸 수 있길 기대하면서. 어느 해인가 프리퀀시 이벤트의 17잔을 모두 토피넛 라뗴로 빨갛게 교환한 적이 있었다. 올해는 이제 겨우 세 잔 정도 마셨나보다. 아메리카노로 전환한 후에도 겨울 시즌 메뉴로 많이 마셨는데 입맛이 변했다.
출퇴근길 큰 건물들의 로비와 카페에는 크리스마스 트리와 장식들이 불을 켜기 시작했다. (여전히 캐롤이 들리지는 않는다) 반짝이는 트리를 보고 있으면 12월로 빠져드는 것 같은 느낌이 있다. 다음주 부터 그녀를 모실 타이밍이다.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