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의 해상도’ 문제입니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15년을 버티며 제가 깨달은 냉혹한 진실이 하나 있습니다. 누군가 "일이 너무 어렵다"고 토로할 때, 저는 사실 그 말을 온전히 믿지 않습니다.
일은 원래 어렵거나 쉬운 이분법적인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의 본질은 결국 ‘누군가 만들어 놓은 길을 찾는가, 아니면 스스로 길을 만들어 내는가’의 싸움입니다. 그리고 시장은 언제나 후자에게만 생존의 자리를 허락합니다.
우리는 흔히 화려한 자격증이나 이력을 전문성의 척도로 삼습니다. 하지만 진짜 전문성은 타인의 자본을 움직이는 순간 판가름 납니다. '남의 돈'을 받는다는 것은, 단순히 시간을 파는 행위가 아닙니다. 어떤 난관 속에서도 반드시 결과를 내놓겠다는 '강제된 숙련'을 수락하는 것입니다. 그 무거운 책임감을 회피하지 않고 제 자리를 지켜낸 시간들, 그 견뎌냄의 총합이 바로 전문성입니다. 즉, 전문성은 선택해서 얻는 훈장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싸운 끝에 얻어지는 필연적인 결과물인 셈입니다.
만약 지금 일이 유독 어렵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업무 자체의 결함이라기보다 다음 두 가지 중 하나일 가능성이 큽니다.
임계점에 도달하지 못한 데이터: 아직 충분한 케이스를 경험하지 못해 패턴을 읽어내지 못하는 상태.
좁은 시야: 전체 비즈니스 밸류체인을 보지 못하고 내 앞의 작은 태스크에만 매몰된 상태.
실력의 해상도가 낮을 때는 모든 것이 안개 속처럼 '어렵게'만 보입니다. 하지만 도메인 경험이 쌓이고 비즈니스의 흐름을 읽는 눈이 생기면, 추상적인 '난이도'는 구체적인 '프로세스'로 대체됩니다. "어렵다"는 감정이 사라진 자리에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설계도가 그려지기 시작하는 시점입니다.
성공하는 리더와 그렇지 못한 자의 차이는 명확합니다. 난관 앞에서 "어렵다"고 말하며 멈춰 서는가, 아니면 "어떻게 길을 낼 것인가"를 고민하며 발을 내딛는가입니다. 실력이란 결국 '어려움'이라는 추상적인 감정을 '해결 가능한 과제'로 잘게 분해하는 능력입니다. 감정의 영역을 이성의 영역으로 끌어오는 것, 그것이 바로 길을 만드는 자의 생존법입니다.
지금 당장 빛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당신의 노력이 헛된 것은 아닙니다. 모진 풍파를 견디며 여기까지 온 당신의 시간은 이미 당신 안에 단단한 근육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스스로를 믿으십시오. "어렵다"는 막연한 벽을 "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계단으로 바꾸는 힘은, 이미 당신이 지나온 그 치열했던 고생의 시간들 속에 들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