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작가가 만난 도시. 그 날의 기록 #11
언젠가는 다시 가야지 마음에 담으면서 아직까지 가지 못한 도시. 필리핀에서 4번째로 큰 네그로스섬에 위치한 교육도시 바콜로드는 어학연수로 인해 인연이 닿게 되었다. 첫 번째 해외 생활인만큼 하루하루 새로운 경험들이 가득했다. 영어 수업에서는 튜터들과 함께 영어를 배우면서 동시에 필리핀의 문화와 바콜로드에 대해 알 수 있었고, 수업 외 시간은 친구들과 도시 곳곳을 떠돌아다녔다. 저렴한 물가로 인해 한국에서 먹어보지 못한 맛있는 음식들을 찾아 마음껏 먹고, 주말이면 교외로 여행을 떠났다. 풍부한 해산물과 함께 유난히 다양했던 닭요리로 행복했고, 저렴한 스테이크는 더욱 소비를 자극시켰다. 그래도 햄버거만큼 자주 먹었던 음식은 없었다. 졸리비라는 필리핀의 로컬 패스트푸드점인데, 기숙사 맞은편에 위치한 접근성으로 인해 삼시 세끼를 해결한 적도 있다. 졸리비는 필리핀 사람들이 즐겨먹는 곳으로 동남아시아의 도시에서도 간혹 만날 수 있었다. 물론 메뉴는 다르다. 요즘 한국에서 먹는 치밥(치킨+밥)을 나는 졸리비에서 처음 경험했다. 졸리비는 햄버거 가게지만, 사실 현지인들은 치킨+갈릭 라이스로 구성된 메뉴를 가장 많이 먹는다. 스파게티+치킨이나 스파게티+브라우니+치킨+갈릭 라이스 등 아주 다채로운 구성으로 입맛을 사로잡는 매혹적인 패스트푸드점이다. 영어를 몰라 어학연수로 여기에 왔으니 당연히 졸리비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것도 초기엔 긴장감이 넘치는 순간들이었다. 카운터 직원이 묻는 말이 이해가 가질 않을 때면, 친구와 난 무조건 ‘YES’ or ‘YES’를 외쳤다. 우리 사전에 ‘NO’는 없었고, 그 결과는 추가하지 않았던 패티나 치즈가 하나씩 더해지는 일들이 허다했다.
“Thank you sir come again!”
항상 졸리비에서 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 친절한 직원들이 인사를 건네어주었다. 이 문장이 은근히 머릿속에 자주 맴돌면서 우리는 오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 후 방문횟수는 더욱 잦아졌고, 끝내 직원의 질문을 외워버리는 수준까지 다 달았다. 당연히 음식이 맛있지 않았다면 재방문하지 않았을 테지만, 졸리비는 정말 모든 메뉴가 맛있었다. 아직도 기억나는 'Yum with cheese'와 'Champ'라는 햄버거는 다시 한번 꼭 먹고 싶다.
졸리비와 함께 바콜로드는 지금까지 만난 도시 중에 가장 소중한 추억들을 가지고 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했고, 지금의 배우자를 만나게 된 로맨틱한 도시이기도 하다.
보고 느끼고 씁니다.
여행작가 김문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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