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오래된 타자기


정사각형 네모꼴로 가득 채운

원고지 같은 세상

혈서를 쓰듯

비가 내린다.


목마른 생명

뿌리째 드러난 갈증

맘껏 들이킬 수 있는

차가운 공기 물방울


죽을 목숨이어도

다시 살아날 수 있는

비가 내린다

허공에 지상에 내린다.


비가 내린다

시들어 잠든 생명마저

평화로이 목을 축일 수 있도록

타들어가는 목을 축일 수 있을 만큼만 내린다.


쉼 없이

한없이

여름 뜨거운 지상에

차가운 비 떨어져 세상 흥건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