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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ycat Oct 22. 2023

no.7 일기를 쓰는 이유

세상에서 가장 솔직한 나와의 대화

나의 지인 중에는 어린 시절부터 차곡차곡 적어온 일기가 잔뜩 있다고 한다. 

조선왕조 실록처럼 한 인간의 역사가 기록되어 있는 그 일기장이 나는 그 어떤 소설보다도 흥미진진해 보였다.

나의 첫 일기장은 작은 열쇠가 달린 검정 양장본이었다. 한창 사춘기의 아이는 돌풍처럼 회오리치는 감정들을 두서없고 여과 없이 쏟아놓곤 했다. 즐겁고 행복한 감정만 느끼며 살면 좋겠지만 어른이 되고서도 세상살이 호락하지 않은 것만 늘어났다. 

언젠가 인간관계에서 지속적으로 혼란스러움을 느끼는 나에게 감정 일기 쓰기를 권유받았다. 

단순한 하루의 기록이 아닌 인상적인 사건에 대한 나의 감정을 적어보는 것이다. 

발굴해 낸 감정의 키워드를 들여다보면서 대상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의 이유와 실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내 감정을 파악하고 묘사하기 힘들었다. 그럴 땐 감정을 다듬으려 하지 말고 원초적으로 써보길 바란다. 

연말이 되어가면 새로운 다이어리를 사놓고 할 일 목록과 메모들만 잔뜩 적어두곤 했는데, 

이젠 나와 대화를 위한 일기장을 장만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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