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초등학교 2,3학년쯤 되어 보이는
아들에게 수화를 한다. 그 아이는 나에게 다가와서 어른 셋, 어린이 넷이요.라고 했다. 엄마가 하는 수화를 알아듣고는 통역을 해주고 있었다. 아이가 대견해서 어디서 수화를 배웠느냐고 물었다. 집에서 엄마한테 배웠다고 했다. 엄마하고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배웠다는 말에 난 울컥했다. 엄마는 또 얼마나 아들과 대화를 하고 싶었을까. 엄마의 손동작을 바라보는 아이의 눈망울과 표정이 그려진다. 아는 단어가 하나씩 늘어가면서 엄마에게 조금씩 다가갔던 아이는 이제 세상에 엄마의 말을 전해주는 엄마의 목소리가 되어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