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3대 클레임: 왜 납기 지연만큼은 변명이 통하지 않을까?
해외로 물건을 보내는 무역 실무에서 바이어와의 분쟁, 즉 클레임은 피하고 싶은 숙제와도 같다. 수많은 클레임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을 꼽으라면 단연 납기, 품질, 수량 이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무역 3대 클레임'이다.
그런데 이 세 가지 클레임은 성격이 조금씩 다르다. 품질과 수량 문제는 어느 정도 변명의 여지라도 있지만, 납기 클레임만큼은 그야말로 '빼도 박도 못하는' 명백한 계약 위반이 된다. 대체 왜일까?
품질 클레임: "우리가 합의한 스펙과 다르다!" 바이어의 주장에 우리는 "이 정도는 허용 범위 아닌가?"라고 맞설 수 있다. 서로의 기준이 다르기에 분쟁 해결이 길어지곤 한다.
수량 클레임: "분명 10,000개를 보냈는데 왜 9,990개만 왔다는 건가?" 수출자는 억울하고, 수입자는 답답하다. 운송 과정에서 분실된 것인지, 처음부터 잘못 보낸 것인지 증명하기가 매우 까다롭다.
이처럼 품질과 수량 클레임은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하거나 해석의 여지가 있어,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납기 클레임은 다르다. 여기에는 그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절대적인 증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바로 선하증권, 즉 B/L(Bill of Lading)이다.
B/L에는 'On Board Date'라는 항목이 있다. 이는 '실제로 화물이 배에 실린 날짜(선적일)'를 의미하며, 포워더나 선사에 의해 공식적으로 기록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바이어와 약속한 '납기'의 기준이 된다.
중요 포인트: 많은 사람들이 '납기'를 공장에서 물건이 나가는 '출고일'로 착각하지만, 무역에서 납기는 '선적일'이다.
만약 바이어와 10월 15일까지 선적하기로 약속했는데, B/L에 찍힌 날짜가 10월 16일이라면? 이것은 그 어떤 말로도 돌이킬 수 없는 명백한 계약 위반의 증거가 된다. 수출자도, 수입자도 이 날짜 앞에서는 다른 말을 할 수가 없다.
결론적으로, 품질과 수량 문제는 다툼의 여지가 있지만, 납기는 B/L이라는 공식 문서에 의해 명확하게 증명된다. 바이어가 납기에 민감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약속된 선적일을 지키는 것은 단순히 물건을 제때 보내는 것을 넘어, 바이어와의 가장 기본적인 신뢰를 지키는 행위다. 이 신뢰가 무너질 때, 다른 모든 변명은 의미를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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