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 중동의 모래바람 속에서 터진 포탄은 우리의 하늘을 가르지 않았지만, 그 파편은 고스란히 우리의 주유소 전광판과 마트 진열대에 꽂혔습니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 마주하는 낯선 기름값과, 장바구니에 채소 몇 개를 담기조차 두려워지는 극심한 인플레이션. 우리는 총성 없는 전쟁터에서 각자의 가계를 방어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습니다. 국가가 긴급하게 편성한 2026 전쟁추경과 최대 60만 원의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이 무자비한 경제적 파고 속에서 국가가 내민 최소한의 구명조끼와 같습니다.
하지만 행정망이 아무리 촘촘하다 한들, 구명조끼의 끈을 스스로 맬 수 없는 이들은 반드시 존재합니다. 민법상 독자적인 행위 능력을 인정받지 못해 클릭 한 번조차 자유롭지 않은 미성년자 자녀들, 그리고 디지털의 거대한 장벽 앞에서 간편인증 비밀번호를 몰라 한숨 쉬시는 고령의 부모님들. 이들에게 국가는 구명조끼를 던져 주었으나, 그것을 안전하게 입혀줄 보호자의 손길 없이는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그림의 떡에 불과합니다. 여기서 고유가 피해지원금 대리 신청이라는 제도가 빛을 발합니다. 그것은 단순한 행정 절차를 넘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서로의 생존을 책임지는 숭고한 행위입니다.
타인의 권리를 대신 행사하는 과정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신분증 사본을 챙기고, 도장이 찍힌 위임장을 품에 안고, 수수료가 면제되는 등본과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받는 일. 행여나 헛걸음을 할까 봐 대상자의 출생연도 끝자리에 맞춰 피해지원금 요일제 날짜를 달력에 꼼꼼히 동그라미 쳐두는 수고로움. 그리고 지친 퇴근길 소파에 눕고 싶은 마음을 다잡으며 PC 모니터 앞에서 미성년자 지원금 신청을 위해 공동인증서 암호를 입력하는 그 일련의 과정들. 이 모든 번거로움을 기꺼이 감수하는 이유는 단 하나, 내가 감내한 작은 수고가 가족의 식탁에 따뜻한 고깃국 한 그릇, 아이의 책상에 놓일 새 문제집 한 권으로 피어남을 알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주민센터 창구 직원 앞에서 서류를 내밀며 부모님 지원금 대리신청을 요구하는 행위는, 동정을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이 차갑고 가혹한 고유가의 시대 속에서 우리 가족이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정당한 권리를 국가를 향해 떳떳하게 청구하는 선언입니다. 2026년 8월의 마지막 날이 지나면 이 구명조끼는 흔적도 없이 소멸하여 국고로 돌아갑니다.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오늘, 서랍 속에서 가족관계증명서를 꺼내고 낡은 도장을 찾아 잉크를 묻히십시오. 당신의 헌신적이고 꼼꼼한 대리 신청이, 이 총성 없는 경제 전쟁 속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지켜내는 가장 강력하고 든든한 방패가 되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