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 대마도 사진여행 두 번째 이야기
오랜만에 필름 카메라를 챙겼다. 디지털카메라에 밀려 몇 년째 구석에서 놀고 있던 필름 카메라가 일을 하는 순간이다. 나는 니콘 F3라는 필름 카메라를 소유하고 있다. 2014년 봄에 구입한 나의 첫 필름 카메라인데 디지털과 다른 아날로그의 감성에 빠져 한동안 필름으로만 사진을 찍곤 했다.
필름을 넣고 한 장 한 장 공들여서 촬영한다. 반 무한정 찍을 수 있는 디지털카메라와 달리 필름은 나에게 36컷만 허락해 준다. 제한된 컷 수 덕분에 디지털카메라로 찍을 때 보다 아무래도 신중하게 찍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없다. 현상을 맡기고 며칠간 기다려야 비로소 소중한 결과물을 얻게 된다. 이것이 아날로그의 사진을 얻는 과정이다. 느리고 불편하지만 모든 것이 디지털화돼가는 세상에서 아날로그의 이런 불편함은 오히려 매력으로 다가온다. 이미지 홍수시대에 필름이 주는 사진 한 장의 소중함. 그리고 디지털 사진과 다른 아날로그만의 감성은 내 마음에 감성을 더해 주었다.
원하는 장면을 상상하며 피사체를 향해 조금더 관찰하고 접근하며 가장 좋은 타이밍에 비로서 레바를 당기고 셔터를 누른다. '찰칵' 필카만의 경쾌한 소리와 함께 그렇게 이미지 한장이 필름 한컷에 고스란히 기록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필름 한 장 한 장 공들여 촬영한 대마도의 풍경. 봄기운이 완연한 대마도의 빛을 필름에 담았다. 따듯한 봄 햇살과 바다 그리고 조용한 마을.... 지금 대마도는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
길을 따라 바닷가로 갔다. 작은 어촌 마을은 조용하다. 이따금 몇몇의 현지 사람들만 지날 뿐 마을은 사람들은 잘 보이지 않느다. 봄 햇살 받으며 한참을 걸어가 보니 벤치의자가 2개가 눈에 띈다. 잠시 벤치에 앉으며 저 멀리 바다를 감상한다. 탁 트인 바다를 보니 마음이 시원하다. 저렇게 늘 항상 마음이 시원했으면 좋겠다.
바다 위에 떠 있는 빨간 사과. 빨간 사과, 어쩌다 바다 한가운데를 떠다니니?
나는 그날, 하루 종일 대마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히타카츠를 담았다. 소박하고 아름다운 이 작은 어촌마을을 아날로그 방식으로 담았다. 디지털로 기록된 히타카츠가 아닌 필름으로 담은 이 어촌마을의 느낌을 상상해 본다. 서울로 복귀해서 필름을 현상소에 맡기면 몇일뒤 확인 할수 있다. 필름 사진은 인화해서 볼때 재대로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흑백 필름으로 담은 건물, 공터, 낡은 놀이터, 바다. 흑과 백으로 만 담긴 사진. 언뜻 보면 흑백사진은 흑백이라는 이분법으로 공간을 표현한 것 같지만 사실은 아니다. 정밀하게 보면 흑과 백 사이에 무수히 많은 검은색과 희색 그리고 회색이 존재한다.
오래된 놀이터. 주민 대부분이 노인이 많은 히타카츠에는 어린이들을 보기 힘들다. 그러나 한때는 이 마을도 제법 아이들이 많았었음을 이 놀이터를 통해 알 수 있다. 지금음 공터로만 남았다. 그네와 코끼리 미끄럼틀이 놀이터를 외롭게 지키고 있다.
마지막으로 대마도를 떠나기 전 '아지로의 연흔'이라는 곳을 찾았다. 3000만 년 전 물결의 흐름이 화석이 되었다. 일본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라 한다. 아지로의 연흔처럼 이 필름 사진들도 먼 훗날까지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