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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Nov 23. 2021

수원화성, 창룡문에서 연무대까지

수원에 산지 언 30년이 되어가지만,
화성 성곽길을 제대로 걸어본 적이 없다.
가까운 곳이라 뒤로 미루고,
또 게을러서 못 나가기를 얼마나 반복했을까?
어디든 나가지 않고서는 배길 수 없었던
청명한 가을 주말, 드디어 길을 나섰다.


플라잉수원


애도 안무서워 하는
플라잉수원


이미 연무대 주차장은 만원, 차를 돌려 근처에 있는 창룡문 바로 아래에 있는 플라잉수원 주차장에 도착해보니 딱 한자리가 비었다. 주차비는 고맙게도 무료. 플라잉수원은 최대 150m 상공에서 화성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계류식헬륨기구로 멀리서 봤을 때는 열기구 같은 느낌이 든다. 최대 30명까지 탑승이 가능하고 안전을 위해 훈련된 파일럿이 동승한다.



코로나 19이후 매표소가 아닌 발권기에서 티켓을 끊고 순번이 될 때까지 대기해야 한다. 주말에는 2시간 기다리는 것은 기본, 지루함을 견딜 자신이 없어 탑승을 포기(사실은 좀 무섭기도 했고)하고 창룡문을 향해 씩씩하게 걸어간다.
 


플라잉수원
주소: 경기 수원시 팔달구 지동 255-4
운영시간 : 주중 13:00~22:00 /주말(공휴일) 11:30~ 22
요금 : 성인기준 18,000원
전화 : 031-247- 1300
홈페이지 :  http://www.flyingsuwon.com



창룡문에선 연날리기


플라잉수원에서 몇 걸음만 움직이면 바로 창룡문이다. 창룡문은 수원화성의 동문이다. 수원화성은 조선 제22대 정조대왕이 아버지 장헌세자의 능침을 양주에서 수원으로 옮긴 후 축성, 1797년에 완공된 성이다. 화성의 성곽은 총 5.74km이며 11개의 문이 있다. 장안문, 팔달문, 창룡문, 화서문의 사대문을 필두로 군사용으로 사용되던 5개의 암문과 수로가 지나는 북수문과 남수문이 있다.


창룡문


수원화성은 한국전쟁 때 폭격으로 많은 부분이 파괴됐다. 창룡문 역시 예외는 아니다. 지금의 모습은 일본강점기 때 찍은 사진과 화성성역의궤를 참고하여 1978년 복원된 것이다.



창룡문 앞에는 널찍한 잔디광장이 펼쳐져 있다. 누구나 제한 없이 들어가 앉아 쉬거나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을 함께 즐길 수 있다. 그런데 근래에는 연날리기가 한창이다. 아이와 어른의 손을 떠난 연들이 가을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니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신이 난다.


“풀 먹인 연실에 내 마음 띄워보네” 잔디에 앉아 노래를 흥얼거리다 보니 시간이 뚝딱 흘러버렸다.

*장헌세자 : 정조가 왕위에 오른 후(1777년) 사도세자에 붙인 시호
*능침 : 왕세자, 왕세자빈 등 왕의 친척의 묘 (왕의 묘는 ‘원침’)
 


창룡문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남수동 152



동북노대와 동북공심돈에서 인증샷 ‘찰칵’


창룡문에서 시계 반대 방향으로 성곽을 따라 걸으면 동북노대를 가장 먼저 만나게 된다. 사각형 모양의 동북노대는 돌로 만든 담 위에 다시 벽돌을 올려 높게 지은 것으로 깃발을 흔들어 군사들에게 명령을 전하기도 하고 궁사를 배치해 다연발 활인 쇠뇌를 쏘기도 했다.


동북노대


수원화성동북노대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향동 1-3


동북공심돈은 성곽과 적의 동향을 살피기 위해 설치된 망루다. 화성의 건축물 중 유일하게 원형구조로 되어 있어 둘레길 트레커들에게 포토스폿으로 인기가 높다. 동북공심돈의 내부에는 나선형의 벽돌 계단이 설치돼서 꼭대기까지 걸어 올라갈 수 있다. 그 형태가 소라를 닮아 일명 소라각으로 불리며 화성 전체의 모습을 조망할 수 있다
 

동북공심돈


동북공심돈


동북공심돈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향동 157



연무대(동장대) 그리고 국궁장


연무대는 창룡문의 길 건너에 있지만, 성곽을 따라가면 동북노대와 동북공심돈을 거쳐야 닿게 된다. 연무대는 화성의 동문 창룡문과 북쪽 수문인 화홍문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비교적 지대가 높고 사방이 트여 있어 성곽 안을 살펴보기에 적당한 입지를 가지고 있다. 또한, 1796년에 수원화성이 완공된 뒤에는 병사들의 훈련장 및 지휘소로 이용됐다.


연무대


연무대는 동장대와 명칭을 혼용해서 사용하지만, 연무대는 훈련장, 동장대는 지휘소의 개념으로 이해하면 좋다. 연무대 앞의 너른 잔디 그라운드에는 현재 국궁장이 들어서 있다. 초등학생 이상이면 누구라도 체험할 수 있으며 145m의 정식 표적 판과 30m의 체험형 표적 판이 설치돼 있다.


창룡문과 국궁장


동장대

운영시간 : 09:30 ~ 17:30 (30분 간격/ 15회)
이용요금 : 2,000원 (10발/1회)
전화번호 : 031-228-4686
홈페이지 : 수원문화재단 https://www.swcf.or.kr/


수원화성 국궁체험장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창룡대로103번길 8 연무대활터


수원화성 성곽길



수원화성 성곽길 트레킹이 이리 더디어질 줄은 몰랐다. 창룡문에서 플라잉수원과 연날기기를 구경하다. 겨우 연무대까지 갔을 뿐인데 두어 시간이 훅하고 지나갔다, 바꿔 얘기하면 그만큼 볼거리가 많았다는 뜻, 그리고 머릿속이 묵직해 오는 것이 뭔가 공부가 된 것 같은 느낌도 있었다.

화성을 한 바퀴 돌려면 한참 걸릴 듯한 예감이 든다. 아무튼, 다음은 돈암문에서 장안문까지 걷고 오랜만에 보영만두도 먹어야겠다.


수원화성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 320-2



글·사진 김민수(아볼타) 트래비 객원기자


https://bit.ly/3yoXG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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