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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Dec 16. 2021

공주 구도심, 리조트가 되다

전통적으로 금강 남쪽, 그러니까 공산성과 그 주변은 구도심으로 분류되는 구역이다. 낡은 건물이 가득하고, 활기도 부족하다.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건축물, 전봇대가 그대로 있는가 하면, 골목길은 좁고 복잡하다. 구도심은 활기를 잃었다.
 
그러나 이 지역을 흥미롭게 여기고 조금씩 변화를 불러 일으키는 이들이 있다. 바로 주민들이다. 낡은 건물을 리모델링해 멋들어진 한옥 게스트하우스로 만드는가 하면, 이 주변을 몽땅 하나의 리조트처럼 만들어 운영하겠다는 당찬 포부도 갖고 있다.
 

공주 컨시어지


가가상점

충청남도 공주시 감영길 3


말로만 리조트인 것이 아니다. 목수가 운영하는 작은 공방은 마을의 컨시어지가 되어 손님을 맞이하고, 카페는 사람들이 만나는 라운지로, 무인서점은 리조트의 도서관이 되었다. 이곳에서 감지된 활력을 찾아 새롭게 문을 연 식당들은 리조트 내 레스토랑이 되어주고 있는 셈이다.
 

봉황재 게스트하우스


봉황재 한옥

충청남도 공주시 큰샘3길 8


공주 구도심의 변화를 불러온 진원지는 봉황재 게스트하우스다. 뒷산 이름을 딴 봉황재는 근현대 스타일 한옥의 분위기를 오롯이 갖춘 채 손님을 맞이한다. 1960년대에 지었다는 건물을 리모델링해 불편함은 최소화하고, 아늑함을 더했다. '고택'이 아니라서 방마다 개별 냉난방 시설, 개별 화장실 등을 갖추었다.


공주 컨시어지


공주사대부고 앞에 차려진 컨시어지에서는 마을을 찾는 이들에게 여러 정보를 제공한다. 이곳에 방문하기만 하면 동네에 맛있는 식당이 어디에 있으며, 어느 골목을 통해 돌아가면 감성적인 분위기의 카페를 만날 수 있는지, 이 마을에서는 어떤 여행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원한다면 비즈니스 센터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단다. 소소한 마을 굿즈도 이곳에서 판매한다.


가가책방


가가책방

충청남도 공주시 당간지주길 10


가가책방은 마을의 무인책방이다. 낡은 책이 벽을 가득 메우고 있는 것이, 퀴퀴한 책 냄새가 나는 것이 '해리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서점을 만난 듯하다. 책을 읽거나 편지를 쓰기에 좋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잠깐 둘러볼 생각으로 들어섰다가 오랫동안 머무를 수도 있는 곳이다.


루치아의 뜰


루치아의 뜰

충청남도 공주시 웅진로 145-8


마을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제민천을 따라 걷다 보면 다양한 분위기의 식당과 카페를 만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루치아의 뜰은 반드시 방문해야 할 카페다. 루치아의 뜰은 이 마을에 변화가 찾아오기 전부터 자리를 잡고 있었던, 터줏대감 격의 티 카페다. 홍차 마니아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을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예쁜 찻주전자에 내어주는 것도 포인트. 카페 자체의 분위기도 훌륭한 편이다.


그 밖에도 마을 구석구석에서 여러 문화예술 공간을 찾아볼 수 있다. 정말이지 하나의 큰 리조트에 들어와 여행하고 있는 느낌마저 든다. 원데이 클래스를 여는 수공예 공방, 기념품을 구매할 수 있는 편집숍, 이미 세종이나 대전까지도 소문이 났다는 로스터리 카페, 한정된 인원의 손님만 받으면서 수준급의 음식을 내어주는 비스트로까지. 다양한 공간으로 가득하다.
 

공산성


공산성

충청남도 공주시 금성동 53-51


공주중동성당


공주중동성당

충청남도 공주시 성당길 6


인근에는 은근히 둘러볼 만한 여행지, 유적지도 많다. 우선 교회와 성당이다. 이곳은 근대 선교사들의 충청권 선교 거점이었다. 초창기 기독교의 흔적이 곳곳에 자리한다. 공주 지역을 대표하는 유적 공산성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석갈비
공주 밤빵


베이커리 밤마을

충청남도 공주시 백미고을길 5-13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을 터. 석갈비가 대표적이다. 돌로 만든 그릇 위에 양파를 깔고, 그 위에 갈비를 구워 올려주는 방식의 요리다. 위에 올려둔 공기가 오랫동안 온기를 머금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인기 분식 메뉴로 떠오른 '김피탕(김치, 피자, 탕수육이 조합된 요리)'의 시작이 바로 이곳이다.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지역 특산물인 밤으로 라떼, 빵, 타르트를 만드는 베이커리 밤마을이 공산성 앞에 있다.
 


글·사진 김정흠 트래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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