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해외여행

홋카이도 하코다테
추천 여행지 & 맛집

일본 홋카이도의 작은 보석, 하코다테 여행기

by 트래비 매거진

인천과 하코다테를 잇는 직항 노선이 13년 만에 부활했다.

계절의 변화를 머금은 바다와 산, 그리고 오랜 역사, 독특한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다.

하코다테 여행을 위한 다양한 것들을 소개한다.



육계도 이야기


일본 홋카이도 남부에 자리한 하코다테와 13년 만에 다시 가까워졌다. 2025년 6월부터 운항을 시작한 제주항공 인천-하코다테 노선 덕분이다. 하코다테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자연환경과 1880년대부터 시작된 서양과의 교류로 인해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풍부한 목적지다.


그렇지만 삿포로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해 다시 기차를 타야 하는 번거로움과 추가되는 비용 탓에 선뜻 다가가지 못했다. 이제 직항으로 3박 4일 하코다테 여행에만 집중하는 일정이 가능해졌다. 소도시에서 어떻게 시간을 채울까 싶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삿포로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게 내 평가다.


LSG_7568.jpg?type=w966 하코다테 여행지 추천 다치마치곶


지형부터 독특하다. 하코다테산은 원래 먼 과거의 화산 활동으로 생긴 섬이다. 이 섬과 반도 사이에 모래톱이 형성돼 약 3,000년 전에 중앙 부분이 잘록하게 들어간 육계도가 형성됐다. 독특한 실루엣은 하코다테를 상징하는 모습이 됐고, 오늘의 시가지 대부분도 이 모래톱 위에 놓여 있다.


역사의 무대가 되기도 했다. 1854년 에도 막부가 하코다테를 개항하면서 서양 문화가 유입되기 시작했다. 이 당시에 별 모양을 한 서양식 성곽 ‘고료카쿠’가 지어졌는데, 고료카쿠는 여전히 랜드마크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메이지 유신의 격랑 속에서는 전쟁터가 됐다. 1868년 붕괴한 에도 막부의 탈주군과 메이지 신정부군이 고료카쿠에서 최후의 격전을 펼쳤다. 신정부군의 승리 후, 도시는 하코다테항을 축으로 근대화에 나섰다. 1880년대부터 시내에 외국인 거류지가 설치되고, 모토마치 일대에는 기독교계 여학교와 교회 등이 늘어섰다.


LSG_6727.jpg?type=w966 모토마치 성당


이국적인 모양새의 건물들은 도시의 유산으로 여행자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게다가 케이블카 개통(1958년), 고료카쿠 타워 준공(1964년), 세계 최장 해저터널 세이칸 터널 개통(1988년)과 홋카이도 신칸센 운행(2016년) 등 변화를 거듭하며 관광도시의 기틀을 다졌다.


이러한 시간이 쌓여 지금의 하코다테가 됐고, 역사와 문화, 미식, 자연 등 다채로운 여행 콘텐츠를 지녔다. 게다가 온천과 미식을 테마로 한 호캉스가 가능하고, 도심에서 15분만 이동하면 광활한 해변과 쓰가루해협도 펼쳐진다. 하코다테 여행은 화려한 쇼핑거리만 없을 뿐, 웬만한 도시는 부럽지 않은 여행지로 추천할 만하다.


▶Airline

제주항공 인천→하코다테

7C1513 인천→하코다테 13:50~16:20

7C1514 하코다테→인천 17:20~20:40

화·목·토·일요일 주 4회 운항



Editor’s Note


깊어 가는 밤을 부여잡고
하코다테산 전망대 & 다이몬요코초

하코다테의 하루는 유독 짧게 느껴진다. 아침을 서두르지 않으면, 눈 깜빡할 사이에 어둠이 내려앉을 정도다. 가을의 끝자락인 11월부터 오후 4시30~40분이면 하코다테는 일몰 시간으로 접어든다.


시장 투어, 고료카쿠 타워 & 공원, 모토마치 탐방 등으로 오전 일정을 채웠다면 일몰 전에 서둘러 갈 데가 있다. 즐거운 밤을 기원하는 의식이자 하코다테에서 가장 유명한 풍경을 보기 위해 하코다테산에 오른다.


LSG_6517_1.jpg?type=w966 하코다테산에서 본 야경


산 정상에 닿는 가장 편리한 방법은 로프웨이(케이블카)다. 해발 334m 산 정상까지 약 3분이면 도착하는데, 산에 가까워질수록 모래시계를 닮은 하코다테 전경이 선명하게 펼쳐진다.


일몰 1시간 전에 오르면 누그러진 햇빛을 받은 도심과 산 반대편으로 저무는 해를 모두 감상할 수 있다. 추운 날에는 내부 카페에서 전망을 보며 몸을 녹이는 것도 괜찮다. 해가 지고 30분이 지나면 가로등에 빛이 들어오고, 집마다 불이 들어오면서 하코다테의 야경이 완성된다.


사실, 여행자를 불러 모으는 야경은 도시가 기획한 작품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모습을 위해 주황색 가로등을 설치하고, 전통 건물에 불을 밝히는 등 뚜렷한 의도가 있어서 그렇다.


LSG_5614_%EB%B3%B5%EC%82%AC.jpg?type=w966 다이몬요코초


산에서 내려오면 짙푸른 하늘빛도 완전히 사라진다. 아직 오후 7시지만, 분위기는 이미 깊은 밤이다. 이대로 하루를 보내기에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시간이다. 허기를 달래러 다이몬요코초로 향한다. 이곳은 2025년 10월로 20주년을 맞이한 포장마차 거리다.


천막을 친 포장마차는 아니고, 26곳의 작은 가게가 옹기종기 모인 골목이다. 무역으로 번성했던 하코다테의 과거를 대변하듯 일본 음식뿐 아니라 한국, 이탈리아, 태국, 중국 등 각양각색의 맛을 경험할 수 있다.


항구 지역에 있는 카네모리 아카렌가 창고도 주황빛 조명이 켜지면 다른 느낌을 준다. 1909년 세워진 7동의 붉은 벽돌 창고를 재활용한 곳인데, 지금은 식당과 선물 가게, 상점 등이 여행자를 맞이하고 있다.


오후에는 파란색과 하늘색이 선명하다면 저녁에는 잔잔한 물결에 불빛이 일렁이고, 텅스텐 조명이 공간들을 물들인다. 따스한 색감의 비어홀은 사람들의 왁자지껄한 웃음이 가득해 밖에서 보고 있으면 선뜻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또 찬 공기를 들이마시며 수변을 걷는, 아주 평범한 행위마저도 낭만적이다.


하코다테산 로프웨이

주소: 19-7 Motomachi, Hakodate, Hokkaido 040-0054, Japan

운영시간: 10월1일~4월19일 첫 운행 10:00, 마지막 운행 21:00

요금: 왕복 성인 1,800엔, 어린이 900엔, 2세 이하 무료


다이몬요코초

주소: 7-5 Matsukazecho, Hakodate, Hokkaido 040-0035, Japan


Editor’s Taste


현지인이 인정한 수프카레 맛집
수프카레 베기라마
Soup Curry BEGIRAMA

삿포로에서 유명한 수프카레를 하코다테 방식으로 해석한 곳이다. 하코다테 앞에 놓인 쓰가루해협은 오징어 산지로 유명한데, 수프카레 베기라마는 이러한 지역색을 강조하기 위해 오징어 먹물 카레를 대표 메뉴로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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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다리 튀김과 가리비, 해조류를 토핑으로 올리고, 오징어 먹물로 국물 색을 검게 만들었다. 다양한 향신료가 복합적인 향과 오징어의 진한 해산물 풍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모든 수프카레에 당근, 우엉, 양배추, 호박, 브로콜리, 연근 등의 채소도 곁들여 아삭한 식감도 더했다.



오징어 먹물뿐 아니라 돼지고기 조림, 치킨, 튀긴 두부, 채소, 해산물 등 다양한 토핑을 조합해 11종의 수프카레를 맛볼 수 있는데, 배송 판매할 정도로 현지인들한테도 인기다.


스프카레 베기라마

주소: 10-2 Matsukazecho, Hakodate, Hokkaido 040-0035, Japan

전화: +81138769923

영업시간: 매일 11:30~14:30, 17:30~20:30

가격: 오징어 먹물 카레 2,240엔, 채소와 버섯 카레 1,920엔, 돼지고기 조림 카레 1,880엔


명반 없는 진짜 우니
우니 무라카미
Uni Murakami

명반을 사용하지 않은 진짜 우니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이다. 독자적 가공 기술을 통해 우니 본연의 맛과 살살 녹는 식감을 최대한 유지한 게 이곳의 강점이다.


추천 메뉴는 우니동, 2~3가지 토핑 덮밥(우니·참치·연어알·게살·관자 중 선택), 우니 그라탱, 우니 차즈케 등이며, 잘 숙성된 회와 튀김도 준비돼 있다. 또 날마다 달라지는 오늘의 추천 메뉴도 눈여겨볼 만하다. 맛이 보장돼서 그런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오전 9시~10시부터 대기 줄이 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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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본점은 하코다테 아침시장에 있으며, 이른 오후까지만 영업한다. 우니를 곁들여 근사한 저녁을 즐기려면 도보 3분 거리에 있는 하코다테역 지점을 활용하면 되고, 홋카이도의 중심 도시인 삿포로에도 가게가 있다.


우니 무라카미 하코다테 본점

주소: 22-1 Otemachi, Hakodate, Hokkaido 040-0064 Japan

전화: +81138268821

영업시간: 월~화요일, 목~일요일 08:30~15;00, 매주 수요일 휴무

가격: 우니동 40g 4,950엔, 80g 7,920엔, 2가지 토핑 덮밥 5,280엔

홈페이지: https://unimurakami-honten.com


맛있는 라멘 한 그릇
시나노
Shinano

하코다테역 맞은편에 있는 라멘 전문점이다. 카운터 6~7석, 테이블 3개가 전부인 아담한 공간이지만, 라멘집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가 매력적인 곳이다. 전형적인 만화 속의 라멘 가게랄까. 시나노에는 하코다테에서 꼭 먹어야 할 시오라멘과 쇼유라멘(간장), 미소라멘(된장), 매운 미소라멘이 준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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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라멘에 곁들이기 좋은 생맥주, 교자, 볶음밥도 메뉴판을 채우고 있다. 단출하면서도 부족함 없는 구성이다. 시오라멘은 소금으로 간을 해 미소나 돈코츠 라멘보다 맛이 깔끔해 누구나 편하게 먹을 수 있다.


참, 시나노는 일본 맛집 플랫폼 타베로그가 선정한 2024 홋카이도 라면 100선에 뽑혔고, 접근성도 좋아 주말에 맛을 보려면 기다림은 필수다. 영업 시작하는 타이밍을 노려서 방문하는 걸 추천한다.



시나노

주소: 20-10 Wakamatsucho, Hakodate, Hokkaido 040-0063, Japan

전화: +81138225552

영업시간: 월~토요일 11:30~13:45, 17:00~22:15, 매주 일요일 휴무

가격: 시오라멘 950엔, 볶음밥 750엔, 교자 600엔



글·사진 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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